미국의 사이클 스타 랜스 암스트롱(30)이 '2001 투르 드 프랑스'(88회) 3연패를 눈앞에 뒀다고 한다. 투르 드 프랑스는 3천4백㎞가 넘는 프랑스 전국을 일주하는 세계 최고의 자전거경주. 20여일동안 맨몸으로 페달을 밟아 알프스와 피레네 산맥을 넘어야 하는 지옥의 레이스다. 랜스 암스트롱이 세계 언론의 주목을 끄는 것은 단순히 지난 대회의 챔피언이라서가 아니라 그를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갔던 암을 이겨낸 의지의 주인공이기 때문. 암스트롱은 텍사스 오스틴 출신으로 20대 초반인 93년 세계 사이클선수권대회에서 우승,승승장구하던 중 96년 가을 전립선암 진단을 받고 고환과 뇌의 일부를 떼어내는 대수술을 받았다. 목숨을 건진 것만 해도 천만다행이라는 주위의 인식과 달리 그는 2년여의 항암및 재활치료 끝에 재기,99년에 이어 2000년 연거푸 투르 드 프랑스에서 우승함으로써 세계 매스컴으로부터 '금세기 최고의 인간승리자'라는 찬사를 받았다. 암스트롱이 다시 우승할 지는 알수 없다. 중요한 건 그가 죽을 고비를 넘기고도 사이클선수를 계속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무도 자신의 재기 가능성을 믿지 않던 순간을 그는 자서전 '그대 향해 달려가리라(It's Not the Bike,My Journey Back to Life)'에서 이렇게 털어놨다. "주위엔 온통 나를 포기한 사람,나를 예전보다 못하다고 여기는 사람들만 있었다.매니저 빌은 아무도 상대하지 않으려 드는 2등급 선수를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녔다.사람들은 그를 피했다" 병에 걸리기 전 자신을 데려가지 못해 안달이던 곳들로부터 온갖 푸대접을 받은 건 물론 1백50만달러의 장애연금을 포기하면서까지 자전거를 다시 탄 건 사이클링이야말로 자신을 살린 힘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암을 이긴 건 강인한 체력 덕도 있지만 자전거를 타면서 고통과 싸우는 법을 배운 까닭입니다.사이클선수는 자갈밭 진흙탕을 가릴 수 없고 폭풍우 속에서도 달려야 합니다" 최근 급속도로 늘어나는 국내의 산악자전거(MTB) 마니아는 물론 나쁜 여건 때문에 힘들어하는 이들도 한번쯤 되새겨볼만한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