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코퍼레이션은 초극세사를 가공해 클리너(먼지와 물기 등을 제거하는 천조각)를 만드는 벤처기업이다. 대표이사는 이영규(43) 사장. 이 회사의 클리너는 산업자원부로부터 지난 5월 한국을 대표하는 53개 일등상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타올 형태가 주류를 이루는 이 회사의 클리너는 목욕용품 주방용품 스포츠용품 침장류 등으로 다양하게 상품화돼 있다. 품목수만 2백여개에 이른다. 은성코퍼레이션은 지난해 1백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중 97%가 수출이다. 내수시장엔 지난해 11월 진출했다. 내수영업과 제품 디자인을 진두지휘하는 사람이 이명희 본부장이다. 이 대표의 부인이다. 43세 동갑내기 부부다. 이 대표는 1년에 4분의 1을 해외에서 체류할 만큼 수출에 주력하고 부인은 내수영업을 도맡았다. 내수진출과 함께 이 본부장이 내놓은 목욕용품 고급 브랜드인 "세사"가 갈수록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는게 남편(이 대표)의 자랑이다. 지난 6월부터 한국암웨이에 월10만장 정도의 타올과 목욕 장갑을 납품하고 있다. 이에앞서 지난 4월부터 물걸레 청소기용 클리너를 삼성전자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나이키코리아 및 유아용품회사와도 납품을 협의중이다. 이 본부장은 "올해 내수매출 목표를 지난해 실적의 10배인 50억원으로 잡았다"며 "매장이 늘면서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매출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갤러리아백화점 압구정점에 이어 오는 8월 현대백화점 신촌점 천호점 삼성점에서 동시에 직영매장을 연다. 신세계 강남점에도 직영매장을 둘 계획이다. 연말까지 서울에만 직영매장을 14개로 늘릴 계획이다. 지방에는 10여개의 대리점을 두기로 했다. 이 대표는 아내(이 본부장)를 말할때 자주 "창업공신"이라고 덧붙인다. 효성에서 초극세사 연구를 하다 중소의류업체에 근무한 뒤 1992년 창업한 이 대표는 초기 3년이 가장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그가 봉고차를 몰면서 싣고 온 자재와 봉제한 클리너를 집에서 다듬고 포장하는 게 부인의 일과였다는 것.당시 이 본부장은 초등학생 딸과 갓난아이를 등에 업고 자동차보험 영업까지 했다. 이 본부장이 남편 회사의 정식직원이 된 건 1995년부터.대학에서 디자인전공을 한 실력을 살려 디자인 파트를 맡았다. 은성코퍼레이션의 클리너는 품질이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섰다고 이 대표는 주장했다. 머리카락 1백분의 1이하 굵기인 초극세사를 쪼개는 등의 가공을 한 덕에 흡수력과 세척력이 뛰어나다는 것.세제 없이도 잘 딱아낸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작년 5월부터 미국의 3M에 4개 품목을 월30만장 정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 독점공급하기 시작했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클리너는 월2백만장에 이른다. 은성코퍼레이션은 최근 안쪽면에 묻은 땀을 순식간에 바깥면으로 배출시키는 특수원단을 개발했다. 또 반도체 공정용 클리너를 개발중이다. 특수원단은 일반의류는 물론 스포츠용품 모자 등을 생산하는 업체들과도 사업협상을 진행중이다. 만사형통의 사업 못지않게 부부 금실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02)539-2181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