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장흥군과 지역 표고버섯재배농민 2백여명이 출자해 세운 '장흥표고유통공사(사장 조성천·52)'는 '작지만 알찬 공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장흥표고유통공사는 사장을 포함해 직원 10명이 운영하는 '초미니'공기업이다. 그러나 작다고 우습게 보면 큰 코 다친다. 지난 92년 전국 최초로 민·관 합작방식으로 설립된 이 공사는 매년 1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내실경영 덕분에 설립 3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주주들에게 배당금도 두둑히 나눠주고 있다. 자본금은 설립 당시 10억원에서 19억원으로 두배 가량 불어났다. 지방공기업들도 제대로만 경영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효율경영의 표본이다. 유통공사는 당초 농가들이 재배한 표고버섯의 가격을 안정시키고 제값을 받고 팔기 위해 설립됐다.그러나 설립 초기에는 의욕에 비해 결과가 너무 초라했다. 유통공사가 직접 입찰에 참여하면서 버섯가격 보장이라는 절반의 성공은 거뒀으나 문제는 적자운영이었다. 유통공사 운영에 경험있는 직원이 없었고 운영이 방만했던 게 그 이유였다. 만성적자를 극복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영업전략을 채택했다. 95년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 전시판매장을 갖춘 서울영업소를 열었다. 영업에 노하우가 있는 직원도 영입했다. 대도시 백화점,대형할인점 등 다양한 판로를 개척하면서 흑자경영기반을 갖추게 됐다. 3대 사장인 조성천 현 사장이 취임하면서 흑자경영기조는 날개를 달았다. 조 사장은 취임후 곧바로 공사운영에 비효율적 요소를 제거하는 내부개혁에 착수했다. 버섯 종묘생산에 쓰기 위해 경기도 강원도 등에서 구입해오던 톱밥을 자체 생산해 쓸데없는 지출요인을 줄였다. 대량 생산된 톱밥으로 종묘 생산량을 연간 18t에서 80t으로 크게 늘렸다. 쓰고 남는 톱밥은 축산농가에 저렴한 가격에 팔아 부수입을 올렸다. 장흥표고유통공사는 올해까지 7년 연속 흑자행진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는 그동안 4천만∼5천만원대에 그쳤던 주주 배당금을 1억원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숙제도 많다. 여전히 장흥 표고 생산량(4백50t)의 5% 정도만 취급하고 있다. 앞으로 광범위한 재배농민의 참여를 적극 유도해 취급량을 크게 늘리기로 했다. 조 사장은 또 판매망 확충과 사업 다변화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소비자들의 다양한 기호에 맞춰 장흥군과 함께 표고가공식품개발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이미 표고버섯이 들어간 음료 고추장 된장 간장 등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앞으로도 피를 맑게 하고 성인병예방에 좋은 표고 고유의 효능을 활용해 다양한 건강가공식품을 개발키로 했다. 장흥=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