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기업은 울고,장외기업은 웃고' 국내 보안업계의 올해 상반기 성적표다. 퓨쳐시스템 등 코스닥 등록업체들은 부진을 면치못했다. 반면 안철수연구소 등 등록을 앞둔 주요 장외기업들은 실적이 크게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로 정보화 투자가 전반적으로 위축됐으나 장외업체들이 많은 백신 PKI(공개키기반)인증 등 일부 틈새시장은 활기를 띤 때문으로 분석된다. 보안업계는 올 하반기,특히 4·4분기에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대 시장인 정부 및 공공부문 예산집행이 이때 집중된다는 점에서다. 이에따라 대부분의 보안업체들은 하반기 매출목표를 상반기의 2∼3배 이상으로 잡고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보안시장 현황=세부 상품별로 방화벽(침입차단),IDS(침입탐지),가상사설망(VPN),PKI(공개키기반)인증,바이러스백신 등이 있다. 방화벽은 시큐어소프트 어울림정보통신,VPN은 퓨쳐시스템,PKI는 소프트포럼,백신은 안철수연구소가 선두다. 최근엔 대형 보안업체 중심으로 개별 제품 개발에서 벗어나 기업에 적합한 보안시스템을 종합적으로 구축해주는 보안관리 및 컨설팅 업체로 변신하는 추세다. 내달 등록을 앞두고 있는 시큐어소프트와 안철수연구소가 대표적이다. 올해 국내 보안시장 추정 규모는 2천3백∼4억원선이다. 지난해보다 2배 가량 증가한 수준이지만 올해초 전망치 3천억에는 크게 못미친다. 그러나 업체수는 지난해 60∼70여개에서 올해엔 1백30여개로 급증,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상반기 실적=등록기업들은 수익성이 악화됐다. 한국정보공학 싸이버텍홀딩스 장미디어 등은 영업이익 성장세가 마이너스였다. 싸이버텍은 올들어 인력이 2배 이상 늘어난데 따른 비용증가로 영업이익이 적자였다. 퓨쳐시스템은 매출도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30%이상 감소했다. 장외기업은 사정이 다르다. 8월 등록예정인 안철수연구소는 고성장을 이어갔다. 올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백21억원과 48억원을 기록,전년 동기대비 1백27%와 93%가 증가했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40%에 달했다. 불법 소프트웨어단속에 따른 혜택과 새 주력사업으로 육성중인 보안컨설팅 분야의 호조때문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소프트포럼도 전자상거래 필수 보안시스템인 PKI의 수요가 늘며 매출이 84% 증가했다. 인력수가 지난해 하반기 2.5배(현재 1백명)가 늘어나 고정비가 급증했음에도 영업이익 감소폭은 미미했다. 올해 영업이익 증가률은 1백% 이상으로 예상된다. 어울림정보통신도 올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동기에 비해 2.5배 이상 증가했다. ◇투자전략=전문가들은 이미 등록된 보안업체 대부분에 대해 '시장평균수익'(마켓퍼폼)수준의 투자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장기매수'가 많았던 2∼3개월전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동원경제연구소의 구창근 주임연구원은 "상반기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데다 보안업계에서 기대를 걸고있는 하반기 영업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KGI증권의 유제우 연구위원은 "민간의 투자위축 양상이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이라며 "공공부문의 발주가 어느정도 이뤄지느냐가 보안업계 사활을 쥐고있다"고 전했다. 이에따라 공공부문 발주를 보아가며 공공부문 경쟁력이 높은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에 나서는게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