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의 개혁정책을 강하게 비판한 대한변호사협회의 결의문이 정치권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대한변협은 지난 23일 '법의 지배를 위한 변호사 대회'를 개최,"현 정부의 개혁이 법치주의에서 현저히 후퇴하고 있다"며 법치주의 실현을 위한 5개항 결의문을 채택,발표했다. 이에 대해 여권은 24일 '기득권층의 저항'이라며 성토했다. 민주당 김중권 대표는 이날 당4역회의에서 "변협 결의문은 무엇이 잘못됐는지 적시하지 않은채 막연한 얘기로 호도하고 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신기남 추미애 의원 등 변호사 출신 13명도 반박성명을 통해 "현실과 어긋난 시국인식을 가진 일부 인사들이 변호사 대회를 사적 정치적 견해를 밝히는 자리로 전락시킨 것은 심히 유감"이라고 지적하고 "이 결의문이 나오게 된 경위를 밝히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권철현 대변인은 "변협이 대중선동주의적 개혁의 위험성을 신랄하게 지적한 것"이라 평가하고 "위아래 할 것 없이 현 정권에 대한 불신과 분노가 극에 달했다"며 대여 공세의 호재로 활용했다. 특히 이재오 원내총무는 당3역회의에서 "대통령이 오는 9월 정기국회 전까지도 이런 식으로 나가면 탄핵발의안을 내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발언이 위험수위에 이르자 권 대변인이 뒤늦게 "이 총무 사견일 뿐"이라며 진화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