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은 전세계 직장인들에게 '블랙 튜즈데이(검은 화요일)'였다. 지난해까지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였던 루슨트테크놀러지스,유럽의 거대기업 ABB,미디어 업계의 골리앗 로이터 등 초대형 기업들의 대량 감원 발표가 24일(현지시간)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한경 25일자 참조 이날 하룻동안 발표된 감원계획만으로 모두 4만여명의 직장인들이 일자리를 잃게 됐다. 또 경기둔화 지속과 기업들의 실적악화로 인해 앞으로 더많은 감원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전세계에 '실직'이라는 암울한 그림자를 드리웠다. 심각한 경영난에 빠져 있는 루슨트는 이날 비용절감을 위해 2만명의 직원을 추가 감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루슨트는 올들어 이미 감원 및 공장 매각 등의 방법으로 1만9천명을 정리했다. 루슨트의 현재 전체 직원수는 8만7천여명에 달한다. 스위스 엔지니어링 업체인 ABB는 날로 악화되는 시장상황에 대비해 향후 18개월에 걸쳐 1만2천명을 감원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감원 인력은 전체 직원의 8%에 해당된다. 영국 자동화시스템 제작업체인 인벤시스도 당초 예정했던 3천5백명보다 2천5백명 많은 6천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영국 미디어그룹 로이터는 시장침체로 흑자규모가 감소함에 따라 전직원의 7%에 해당하는 1천3백40명을 내년말까지 해고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전기업체 애로와 정보기술(IT) 콘텐츠 제공 업체 시넷도 각각 전체 직원의 9%와 15%를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지난주에는 노텔네트웍스 필립스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마르코니 에릭슨 등이 수천명 규모의 감원계획을 발표했었다. 기업들이 단기적으로 비용이 많이 드는 감원에 나서고 있는 것은 그만큼 장기적인 경기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영국 BBC방송은 "기업들은 회복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을 때는 해고비용을 생각,감원을 꺼리지만 현재로서는 장기적인 경쟁력 개선과 운영비용 절감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