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낙폭 과대 논리를 바탕으로 보합권에서 안팎 악재를 막아냈다. 종합지수는 사흘째 하락한 뉴욕 증시를 따라 10포인트 가까이 급락하며 전날 반등의 의미를 스스로 희석하는 듯 보였다. 두 차례나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던 포항제철이 예상 대로 실망스런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매수세 확산을 가로막았다. 그러나 이후 저가 메리트를 앞세운 개인 매수세가 낙폭 과대 우량주에 집중되면서 급하게 되올라 '급락 출발 후 반등'이라는 화요일 증시 행보를 그대로 밟았다. 일본과 대만 등 이웃 아시아 증시도 상승세를 유지, 매수 손길의 부담을 덜어 줬다. 김인수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내수 관련주와 업종대표주, 그리고 일부 우량 은행주 등에 대한 매수 움직임이 비교적 활발했다"며 "저가 메리트가 부각되면서 투자 심리도 조금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그러나 "여전히 520선 중심의 바닥 다지기를 통한 탐색전 양상은 계속되고 있다"며 "경기 및 기업 실적에 대한 확신이 서기 전까지는 변동폭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25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0.54포인트, 0.10% 내린 526.08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64.10으로 전날보다 0.43포인트, 0.67% 떨어졌다. 포항제철 실적 악화가 투자자로 하여금 참여를 주저케 해, 거래량이 전날보다 줄었다. 거래소에서는 3억7,088만주, 1조1,717억원 어치가 손을 옮겼고 코스닥에서는 3억7,167만주, 1조3,403억원 어치가 거래됐다. 그러나 하이닉스 거래량은 전날보다 8,000만주 가량 줄어든 1억8,749만주를 기록하며 거래소 거래량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개인의 공격적 매수세가 집중된 선물시장에서는 9월물이 강보합세권에 올라서며 거래를 마감했다. 전날보다 0.10포인트, 0.15% 오른 65.15로 거래를 끝냈다. 시장베이시스는 마이너스 0.03으로 백워데이션 마감했다. 프로그램 매도가 하루만에 매도를 앞지르며 지수 반등에 제동을 걸었다. 매도는 차익 767억원, 비차익 470억원 등 모두 1,238억원을 기록했고 매수는 433억원에 그쳤다. 전날 1,700억원 이상 순매도 했던 외국인이 270억원 소폭 순매수로 돌아선 가운데 개인이 214억원 순매수 하며 이틀째 매수 우위를 기록, 상승 쪽에 무게를 실었다. 기관은 386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 5개 종목 중 삼성전자가 유일하게 오름세를 유지했을 뿐 SK텔레콤, 한국통신, 한국전력, 포항제철 등은 끝내 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SK텔레콤과 한국전력은 장 막판 대부분 낙폭을 만회했다. 포항제철은 상반기 부진한 실적으로 급락세를 만회하지 못한 채 4% 가까이 추락, 시장에 부담이 됐다. 하이닉스가 전날 급반등에 대한 부담으로 13% 가까이 급락한 것을 비롯해 현대하이스코, 아세아시멘트, 한미은행, 미래산업 등 화요일 시세를 분출했었던 종목들이 3~9% 큰 폭 하락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를 비롯해 현대차, 기아차, 대림산업, LG건설, 삼성전기, 현대산업 등 나머지 낙폭 과대 종목 상당수가 오름세를 유지했다. LG건설이 상반기 경상이익 1,000억원 첫 돌파를 호재 삼아 2% 이상 상승했고 쌍용차도 10년만에 첫 흑자 달성 소식으로 닷새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미 보터워가 증자 방식으로 투자의사를 밝힌 한창제지는 상한가를 지키지 못한 채 4% 이상 상승에 만족해야 했다. 다음은 지난 분기 광고수입 감소로 인해 영업손실로 전환했다는 악재에 시차를 두며 4% 이상 떨어졌다. 한편 코스닥시장에서는 LG텔레콤이 동기식 재료를 바탕으로 시세를 주도, KTF를 제외한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올랐다. 반면 새롬기술, 한글과컴퓨터 등 인터넷 관련주가 아마존 실적 악화 소식에 흔들리며 3~4% 떨어졌다. 한경닷컴 임영준기자 yjun19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