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인상안을 노동조합에 위임,무교섭으로 타결한 사업장이 탄생했다. 경북 경주시 천북면에 있는 자동차 부품업체인 영신정공(대표·이상무)은 노동조합(위원장·장복이)이 제시한대로 올해 임금을 9.4% 올리기로 결정했다고 25일 밝혔다. 지금까지 포항·경주지역내 종업원 1백명 이상인 사업장중 노조측이 임금 인상률을 회사에 위임해 6개사가 타결된 적은 있으나 거꾸로 사용자측이 노조에 위임한 것은 영신정공이 처음이다. 노조는 사측이 받아들인 시간급 3백원 인상분중 올해에는 1백원만 받고 나머지는 내년으로 양보하는 등 회사의 경영정상화에 적극 협조키로 했다. 종업원 5백80명인 영신정공은 시급 3백50원(11%),수당 2만원 등 13.4%의 노조측 임금인상안을 놓고 5차례 교섭을 벌여오다가 지난 13일 노조측에 임금인상안을 백지위임한 뒤 시급 3백원 및 수당 5천원 인상안을 얻어냈다. 노조 집행부는 자동차 내수부진으로 과도한 임금인상안을 요구할 경우 경영난이 가중될 것으로 보고 조합원 설득에 나서 지난 19일 사측과 무교섭 타결을 일궈냈다. 이 회사 노조는 경주공단내에서는 유일하게 한국노총 산하에 있으면서 지난 13년간 무분규의 기록을 세워 지난해 산업평화의 탑 대통령상을 받기도 했다. 장복이 노조위원장은 "지금은 노사 구분없이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때"라며 "회사가 열린 경영을 통해 사원복지 증진과 경영정상화에 나서는 만큼 노조도 이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자동차 조향장치의 핵심부품인 파워스티어링 오일펌프 등을 생산,현대자동차등 대기업에 납품하고 있다. 지난해 8백7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경주=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