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파이널 환타지"(Final Fantasy:The Spirits Within)는 실로 경이로운 작품이다. 1억5천만달러(약 1천9백50억원)를 들여 1백% 3D모션픽처로 창조된 디지털 배우들과 디지털 공간은 실사영화를 위협할 정도로 사실적이다. 클로즈업된 사이버 배우들의 얼굴에는 금방이라도 땀방울이 맺힐듯한 땀구멍과 미세한 주근깨까지 정교하게 복제돼 있다. 피부질감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기술적 진보는 살아있는 배우들이 필요없는 날이 앞당겨졌다는 성급한 전망마저 낳았다. "파이널..."은 세계에서 3천만장이 넘게 팔린 비디오 게임 "파이널 판타지"를 스크린에 옮긴 작품.2065년 미래를 배경으로 여성 과학자 아키와 지구를 공격하는 괴생명체와의 싸움이 게임의 단계를 높여가듯 전개된다. 테크놀로지의 가능성과 미래 영화의 일단을 엿보게 하는 영화는 그러나 놀라운 비주얼에 감탄을 다하고 나면 그 빛을 잃는다. 복잡한 플롯과 자못 무거운 분위기는 몰입을 오히려 가로막는다. 외형상 상당히 실제 인간에 근접한 사이버 캐릭터들도 인간을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지구를 구원할 영혼을 찾아 헤매는 주인공들의 눈동자엔 영혼이 보이지 않고,기계적인 움직임에는 인간다운 온기가 없다. 알렉 볼드윈,밍 나 등이 목소리를 연기했고 원작게임의 창시자인 히로노부 사카쿠치가 감독 제작 각본을 맡았다. 27일 개봉.전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