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1 23:50
수정2006.04.01 23:52
태평스런 눈동자,귀까지 닿는 함박웃음,파묻히고 싶은 푹신한 배.요정이라 부르기엔 덩치가 크고 도깨비라 하기엔 너무 귀엽다.
대자연의 정령이자 숲의 주인인 그 이름은 토토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대표작 "이웃집 토토로"(27일 개봉)는 어린시절의 꿈과 추억을 꼭꼭 눌러담은 보물상자같은 만화영화다.
기둥줄거리는 아빠를 따라 시골로 이사온 천진난만한 자매 사츠키와 메이가 숲의 요정 토토로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신기한 모험.마음이 맑은 아이들의 눈에만 보이는 토토로는 아이들과 함께 생명력으로 충만한 자연을 누비고 가슴속까지 훈훈한 우정을 나눈다.
황금물결로 출렁이는 너른 논,눈부시게 빛나는 초록 나뭇잎,맑디 맑은 시냇물의 노랫소리...
빛을 절묘하게 조절해 빚어낸 투명한 색채감은 가슴가득 공기를 들이마시고 싶을만큼 아름다운 "고향"의 자연을 스크린속에 펼쳐놓는다.
사랑스런 캐릭터들은 작품에 생기와 매력을 더한다.
토토로,어른스런 사츠키,꼭 안아주고 싶은 귀여운 메이,다정한 아빠 엄마,이웃의 일을 자기것처럼 걱정해주는 착한 이웃들,다리가 열두개 달린 고양이 버스,먼지벌레 등.어느 하나 마음을 주지 않을 수 없는 캐릭터들로 인해 이 영화는 일본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1위에 뽑히기도 했다.
풍부한 상상력으로 그려낸 절대순수의 세계는 아이들에겐 꿈의 날개를 달아주고,어른들에겐 아득한 옛 추억과 잊었던 동심을 더듬게 한다.
88년에 만들어졌지만 지금 봐도 느낌이 조금도 낡지 않은,보고나면 뿌듯한 행복감이 샘솟는 작품.일본 영화음악의 거장인 히사이시 조의 경쾌한 음악도 절로 콧노래를 흥얼거리게 한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