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의 박종섭 사장은 26일 자사에 대한 채권단 지원 방안과 관련, "보유 현금을 차입금 원금 상환과 설비투자로 모두 소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채권금융기관의 원금상환유예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출자전환과 부채탕감은 부작용이 많아 기대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 사장은 이날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시설투자는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것인 만큼 무리하게 축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설비투자 축소 대신 원금상환 유예를 통해 유동성을 확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자감면에 대해서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효과가 제한적이어서 전술적인 방안은 되지만 전략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하이닉스는 당초 올해 만기가 되는 차입금 원금 5조6천7백억원 중 2조5천억원을 상환한다는 자금수급계획을 마련했으며 하반기 중에만 9천5백여억원을 상환하도록 돼있다. 박 사장은 이어 "출자전환은 이자를 갚기 어려운 기업들이 택하는 극단적인 방안"이라며 "하이닉스는 이자상환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데다 GDR(해외주식예탁증서)를 최근 발행해 주식물량이 늘어났기 때문에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못박았다. 또 일부 금융기관 및 애널리스트들이 제기한 대대적인 부채탕감방안에 대해서도 "감자 및 출자전환과 연관돼 있어 실행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채권단과 채무를 조정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유동성문제를 제기하기가 부담스러웠으나 반도체 시황이 예상외로 나빠져 더이상 심각한 상황이 되기 전에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