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흐름이나 미국증시 동향같은 것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 오로지 가치주(저평가된 내재가치 우량주)와 승부를 겨룰 뿐이다" 이채원 동원증권 주식선물운용팀장(37)은 대표적인 "가치투자" 신봉자다. 철저한 기업분석을 통해 가치주를 찾아내서 장세와 관계없이 장기간 보유한다. 98년 안정형 주식형펀드 수익률 1위,99년 상반기 안정형 주식형펀드 수익률 1위,99년 한경비지니스.한국펀드평가 선정 베스트 펀드매니저 등의 화려한 명성도 "가치투자"라는 신념의 산물이다. 이 팀장은 올해 상반기 7백5억원(평균잔고 기준)을 운용,2백60억원을 남겼다. 수익률은 36.5%.같은기간 종합주가지수가 4.25% 오른 것에 비하면 괄목할만한 성과다. -주식운용의 원칙은 무엇인가. "가치투자다. 경기나 장세 강약엔 신경을 쓰지 않는다. 일시적인 실적악화 또는 시장의 무관심 등으로 내재가치보다 저평가된 주식을 찾아 장기보유한다" -경기나 시장흐름도 주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데. "예측이 불가능하므로 신경쓰지 않는다. 예측할 수 없는데 왜 매달리는가. 장세를 아홉번 맞히더라도 한번 틀리면 어렵게 쌓은 성과도 한순간에 물거품이 된다. 가치주를 사두면 경기나 장세가 좋을 때 제값을 받는 때가 온다. 그 때를 기다릴 수 있는 '인내'가 매우 중요하다" -외국인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미국 나스닥의 영향이 큰데. "미국 시장은 10년 호황의 거품이 아직 꺼지지 않았다. 한국은 크게 저평가된 시장이다. 앞으로 미국은 크게 내리고 한국은 올라갈 것이다. 나스닥지수 1,000,종합주가지수 1,000 시대가 오고 있다. 현재의 시장은 '경기'와 무관한 장세다. 절대적으로 저평가된 한국의 주식시장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가치회복'의 장으로 해석한다" -한국시장이 저평가됐다는 근거는. "올 2월 UBS워버그증권이 낸 자료에 따르면 올해 한국증시의 예상 EV/EVITDA는 4.7배로 일본을 뺀 아시아·태평양국가 평균 7.7배보다 크게 낮다. 영업이익으로 평가한 한국기업의 기업가치가 다른 신흥시장에 비해 낮게 평가받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분단국가라는 정치적 위험과 기업지배구조의 비민주성,회계의 불투명성 등 경제적 위험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역으로 이같은 할인 요인만 없어진다면 크게 오를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최근 이같은 할인 요인이 점차 해소되고 있다. 올해 3∼4배씩 오른 태평양과 롯데칠성 등이 그점을 웅변한다" -어떤 기준으로 주식을 고르나. "우선 배당을 본다. 배당을 많이 하는 회사는 이익이 많이 나면서 주주를 중시하는 기업이다. 주가수익비율(PER),EV/EVITDA,주가순자산비율(PBR) 등도 중요지표다. 내재가치보다 주가가 저평가돼 있으면 무조건 사들인다" -가치주가 많이 올랐는데 지금 사도 괜찮은가. "투자자들이 보이지 않는 것(성장주)보다 보이는 것(가치주)을 중시하면서 '가치주'가 많이 올랐다. 그러나 아직도 저평가된 가치주가 많다. 지난해 태평양을 1만7천∼8천원대,롯데칠성을 5만원대에 사서 올해 큰 차익을 남겼다. 지난해의 '태평양'과 같은 주식이 아직도 널려있다" -지금 살만한 '가치주'는. "오랜 기간 구조조정을 단행한 내수주를 추천한다. 국민 주택 하나은행 등 은행주와 LG건설,삼환기업 등 건설주를 눈여겨보고 있다. 특히 건설업은 그동안 최악의 업황을 견뎌온 만큼 업황만 나아진다면 크게 오를 소지가 있다. 또 배당이 많고 영업수익이 안정적인 부산가스 LG가스 등 도시가스주와 수익구조가 개선된 유한양행 대웅제약 등 제약주도 매수대상이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