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중반의 젊은 나이로 미국 시카고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진·비디오 작가 고상우씨가 문예진흥원 초청으로 8월1일부터 서울 관훈동 문예진흥원 인사미술공간에서 국내 첫 개인전을 갖는다. '꽃을 든 남자'를 주제로 작가가 마리아 디바 판드라 등 서구의 여성으로 가장한 이미지를 보여주는 비디오작 두 편과 사진 프린트 25점을 선보인다. 작가는 올해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 졸업 전시회를 계기로 현재 시카고 유명 화랑인 '칼 햄머갤러리'와 '진 알바노갤러리'에서 전시회를 열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디지털 영상기법을 이용해 네거티브 화면을 스틸사진과 비디오로 펼쳐내는 그는 학창시절부터 '퍼포먼스 소사이어티'라는 그룹을 이끌며 시카고 현대미술관에서 퍼포먼스를 공연하는 등 다양한 재능을 발휘,미국화단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카메라를 이용해 자화상을 변형시켜 마치 영화속 주인공 이미지를 보여주는 신디 셔먼 기법을 차용한다. 스스로 서구 여성으로 변장한 후 디지털 카메라를 TV에 연결,나타나는 화면을 잉크젯 프린터로 뽑아 작품을 만들어 낸다. 사진속에 등장하는 인물은 푸른 색 바탕에 대중적인 서양 여성 이미지다. 동양의 남성이 서양의 여성으로 변형되는 자화상에는 여성과 남성의 성(性)차이,동양과 서양 문화의 차이라는 양성적 측면을 모두 반영하고 있다. 기법은 컬러 음화를 이용하는데 어두운 색조는 빛이 되고 붉은 색은 푸른 색이 되는 등 왜곡현상이 일어난다. 바탕의 푸른 빛은 동양인으로 미국사회에서 겪게 되는 좌절 등을 반영한 듯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작가는 "평소 서양 여성으로 태어나고 싶은 욕망이 있었다"며 "이런 작품을 통해 동·서양 여성 사고의 차이를 드러내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는 1999년 시카고에서 열린 비디오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 샌프란시스코 미술대전 우수상,캘리포니아 '칼리지 오브 아트 & 공예 미술전'특별상 등을 받았다. 8월12일까지. (02)760-4720 이성구 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