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U,L…. 미국 경제가 어떤 모양으로 회복할 것인가를 보여주는 알파벳 모양들이다. 연초에는 V(급격한 회복),2분기에는 U(완만한 회복)자형이 대세를 이루더니 막상 3분기 들어서는 L(경기둔화지속)자형에 대한 얘기들이 많다. 요즘 경제전망을 설명하는 새로운 알파벳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바로 'W'자.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딘위터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내놓은 것으로 "지금의 경기하락세가 올 4·4분기나 내년 1·4분기에 1차 바닥을 친뒤 회복됐다가 2003년께 다시 어려움을 겪고 나서야 좋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W'이론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계속된 경기둔화는 설비투자 조정에 따른 것이므로 일단 설비 조정이 끝나면 경제가 다시 좋아진다는 것. 그러나 이때의 경기회복은 추가적인 자본설비 투자가 부진한 가운데 주로 소비에만 의존하는 성장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버블이 꺼지더라도 사람들이 버블의 환상속에서 소비를 이어간다는 '포스트 버블 심리학'에 따라 이뤄지는 소비이므로 오래지 않아 급격히 둔화된다는 것이고 그 시점은 2003년 정도일 것이라고 예측한다. 모건스탠리는 다른 나라들이 이같은 미국 경기의 W자형 회복패턴을 이해하지 못할 경우 적지않은 피해를 볼지도 모른다고 경고하고 있다. 앞으로 있을 1차 경기회복이 소비조정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총생산(GDP) 성장 수치만 보고 '통상적인 경기사이클상의 회복국면'으로 간주하거나 '순차적으로 정보기술(IT) 산업의 경기도 회복될 것'으로 기대할지 모른다는 우려다. 특히 미국 IT산업의 공장역할을 하는 동아시아국가들이 이를 자칫 '제2의 IT붐'으로 해석해 수출확대 정책을 펴서는 곤란할 수도 있다고 '걱정'해주고 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