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햄·우유배 여류아마바둑 최강전에는 국내 최고 여류바둑대회답게 내로라하는 여류강자를 비롯 1천여명이 참가,저마다 갈고 닦은 실력을 뽐냈다. 특히 유치부와 저학년조에는 참가 선수들의 가족들이 대거 응원 나와 첫날 예선대국이 펼쳐진 한국경제신문사 1층 로비와 18층 다산홀은 발디딜 틈조차 없을 정도로 붐볐다. 또 한화갑 한국기원 총재 겸 민주당 최고위원,김인상 롯데햄·우유 사장,홍태선 한국기원 사무총장,한일랑 한국여성바둑연맹 회장,윤기현 대회심판위원장,김영용 한국경제신문사장 등 관계인사들이 대국장을 찾아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유소년 최강부 결승에서 맞붙은 송예슬 양과 고주연 양의 대국은 결승전답지 않게 중반 흑대마가 함몰하면서 단명국으로 막을 내렸다. 포석과 중반 초입까지 팽팽한 균형을 유지하던 형세는 흑이 상변에서 손을 빼면서 백쪽으로 기울었다. 상대의 실착을 포착한 송양은 파상적인 공세로 결국 1백10수만에 백불계승을 이끌어냈다. ○…일반 최강부 결승전에서는 흑을 쥔 김세실씨가 간단한 단수를 보지 못하는 실수를 하는 바람에 종반까지 수세에 몰렸다. 그러나 형세를 낙관한 강나연씨가 계속 완착을 범하는 사이 차근차근 추격을 전개,결국 김씨가 1백95수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선수 중 최고령자는 서울 홍은동에 거주하는 서진순 할머니로 올해 우리나이로 77세. 바둑을 익힌 지 40여년에 접어드는 서 할머니의 기력은 짱짱한 3급. 인터넷 바둑 사이트에서는 1급들과 겨뤄도 쉽게 지지 않는 기력이라고 자랑. 나이보다 훨씬 정정해 보이는 서 할머니는 "바둑은 큰 돈을 들이지 않고 누구와도 즐겁게 둘 수 있어 재미있다"며 바둑예찬론을 폈다. …프로기사 이세돌(18) 3단의 친누나인 이세나(26)씨도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이세나씨의 오빠도 프로기사(이상훈 3단)로 세남매가 모두 바둑인의 길을 걷고 있다. 이세나씨는 "앞으로 여성바둑계가 활성화될 수 있는 이런 대회가 많이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는 40∼50대 어머니들도 대거 참가해 이제 바둑이 젊은층의 전유물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모처럼 회원들 전원과 함께 이번 대회에 참가한 권분덕(50) 한국여성바둑연맹 강남지회장은 "회원들과 함께 바둑을 즐기는 데 더 큰 의의가 있기 때문에 승패는 중요하지 않다"며 연신 즐거워했다. 강남구 대치동의 은마바둑교실(원장 조영진)은 이번 대회에 20여명의 바둑교실 원생들을 대거 출전시켜 눈길.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