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가 세계 LNG선(액화천연가스 운반선) 시장을 싹쓸이하고 있다. 3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현재까지 세계시장에서 발주된 LNG선은 모두 47척(옵션계약분 14척 포함)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옵션이란 발주사가 향후 사정을 봐가며 추가로 발주하는 계약분으로 통상 6개월내에 본계약으로 체결된다. 47척 중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삼성중공업 등 국내 3대 조선사가 수주한 물량은 33척으로 시장점유율이 무려 70.21%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3사가 기록한 시장점유율 50%를 크게 웃도는 실적이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영국의 브리티시가스(BG)사로부터 옵션 6척을 포함해 총 8척의 LNG선을 수주한 것을 포함,올들어 15척(옵션 9척)에 이르는 사상 최대 수주 실적을 올렸다. 전체 수주금액의 50%를 LNG선으로 채웠을 정도다. 대우조선은 벨기에 엑스마사 등으로부터 옵션분을 포함해 12척을,현대중공업은 노르웨이 골라LNG사 등으로부터 6척의 LNG선을 수주했다. 국내 3사와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해외업체는 일본의 미쓰비시중공업,가와사키중공업,미쓰이조선,스페인의 AESA 등이다. 현재 미국의 셰브론 텍사코가 발주한 LNG선 5척을 놓고 이들 한·일 업체간 수주경쟁이 치열하다. 조선업체들이 LNG선 수주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LNG선이 고부가가치 선박이기 때문이다. LNG선은 섭씨 영하 1백62도의 초저온에 견딜 수 있는 고도의 설계 및 저장탱크 건조기술을 필요로 한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LNG선 선가는 현재 척당 1억7천만달러(약 2천2백억원)에 달하며 마진율은 10∼15%에 이른다"고 전했다. 초대형 유조선(VLCC)의 경우 척당 가격이 7천5백만∼7천7백만달러이고 마진율은 10% 이하다. 그는 국내 조선업체들의 이같은 높은 시장점유율과 경쟁력에 대해 "생산성과 설계능력이 뛰어난 데다 의장·자재업체의 계열화를 통한 비용절감 등으로 외국 조선업체들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크게 앞선다"고 설명했다. 향후 세계 LNG선 시장의 전망 역시 상당히 밝다. LNG는 청정에너지로 다른 에너지원보다 가격경쟁력이 높아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하는 추세여서 LNG를 수송할 LNG선을 미리 확보해두려는 선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