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만여명을 감원한 루슨트테크놀러지스가 이번엔 구두쇠 경영을 선언하고 나섰다. 이를 통해 내년까지 경비를 20억 달러 이상 줄이겠다는 목표다. 우선 미 뉴저지주 머레이힐에 있는 공장의 공짜 커피자판기를 없앴다. 신선한 물를 마실 수 있는 생수기도 이미 철거했다. 모든 직원들에게 아침 회의 때 제공되던 빵도 사먹게 했다. 공장 정원의 잔디 깎는 횟수도 대폭 줄였다. 또 회사는 공장 근로자들에게 주 40시간 근무방침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 이는 시간외 업무 등 정규근무 이외의 수당은 지급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구기종의 컴퓨터를 신기종으로 바꾸는 예산을 80% 줄였다. 이밖에 △회의때 외부장소 빌리지 않기 △회사 휴대폰과 호출기중 하나만 선택 △회사 지원 전화비 중단 등도 경비절감 일환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렇게 이중고를 겪고 있는 직원들은 또다른 걱정을 하고 있다. 연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1999년말 80달러에 육박했던 이 회사의 현재 주가는 주당 7달러대로 급락한 상태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의 경비절감노력은 3분기(4∼6월)에 무려 32억5천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절박한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말했다. 권순철 기자 i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