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303.50원 강세, 달러/엔 125엔 돌파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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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예기치 못한 엔화 약세로 인해 오름세로 마감했다. 약세폭을 전적으로 반영하지는 않았지만 업체들이 네고물량을 내놓는다는 월말요인이 반영되지 못했다.
수출 부진 등으로 무역흑자폭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엔화 움직임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질 수 밖에 없게 됐다.
밤새 달러/엔의 추가상승여부가 31일 환율의 방향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금요일보다 2.70원 오른 1,303.50원에 마감했다.
월말이라는 요인으로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던 환율은 달러/엔이 지난주 말보다 1엔 이상 튀어오른 것에 반응했다. 그러나 원화는 엔화에 비해 약세 정도는 덜해 안정된 면모를 보였다.
업체들도 네고물량보다는 결제수요쪽에 무게를 뒀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네고물량이 생각보다 없었다"며 "달러/엔에 특별한 변화가 없다면 별다른 요인이 없는 상황에서 내일도 위로 상승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업체들도 투기성 거래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 뚜렷하다"고 덧붙였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월말 네고물량을 예상해 주말에 달러매수초과(롱)상태로 넘어왔으나 달러/엔이 급등하면서 달러매수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겼다"며 "동경장에서 달러/엔이 1엔이상 뜬 적은 드문 경우이며 뉴욕장에서 추가 상승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밤새 달러/엔의 변동에 따른 NDF시장의 흐름이 관건"이라며 "달러/엔이 125엔을 뚫으면 의외로 매수세가 강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음날에는 물량 부담은 있는 가운데 달러/엔의 변화 여부에 따라 1,298∼1,305원 범위나 1,302∼1,308원에서 환율 이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엔화 약세 급진전 = 지난주 미국 부시 행정부의 달러 강세 정책에 대한 불신감으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이같은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 우세했으나 일본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엔화는 약세로 급반전했다.
지난주 말 달러/엔 환율은 123.49엔에 마친 이후 29일 일본 참의원선거에서 자민당이 압승을 거둠에 따라 '고이즈미 개혁'이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돼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개장초 123.20엔대까지 내려왔었다.
그러나 이날 일본의 6월 산업생산이 4개월째 마이너스에 머물렀고 닛케이지수가 16년래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서는 약세를 거듭함에 따라 예상외의 급등세를 보였다.
닛케이지수는 지난 85년 7월 1만1,579.27이래 최저치이자 지난 금요일보다 218.81포인트, 1.85% 하락한 1만1,579.27로 마감했다.
역외세력은 이같은 달러/엔의 급등세를 반영, 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했다.
업체들도 수출부진에 따른 영향인지 네고물량을 예상보다 내놓지 않았다. 오히려 결제수요가 앞서는 양상이었다. 전자나 중공업 업체는 1,303∼1,304원선에서 차익실현을 위한 물량을 내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지난주 말 역외선물환(NDF)환율이 달러매수가 뜸해지며 조금씩 아래로 밀려 1,300/1301.5원에 마감된 것을 반영, 환율은 지난 금요일보다 2.80원 낮은 1,298원으로 한 주를 열었다.
개장 직후 환율은 1,296.50원까지 저점을 내린 뒤 1,297원선으로 한동안 거래되다가 달러/엔이 반등하자 10시 18분경 1,301원을 기록, 지난 금요일 마감가 대비 오름세로 전환한 뒤 21분경에는 1,302원까지 올랐다.
한동안 지난 금요일 마감가를 축으로 좌우왕복하던 환율은 달러/엔이 추가 상승하자 이를 따르며 11시 52분 1,302.30원까지 고점을 높인 뒤 1,301.80원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10원 낮은 1,301.7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잠시 탐색전을 벌인 뒤 달러매도초과(숏)상태였던 참가자들이 달러되사기(숏커버)에 나서자 1시 41분경 1,302.50원까지 상승했다.
이후 주로 1,302원선에서 주로 거래되던 환율은 다시 오름세를 키워 2시 11분경 이날 고점인 1,304.3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그러나 달러/엔 환율의 추가 상승이 저지되고 매수세가 뜸해지자 1,302∼1,303원선에서 거닐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622억원, 82억원의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최근 나흘째 주식 순매수를 잇고 있음에도 규모가 200∼700억원에 머물러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그다지 없다.
장중 고점은 1,304.30원, 저점은 1,296.50원으로 하루 변동폭은 7.80원에 달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24억2,63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2억96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3억2,000만달러, 4억700만달러가 거래됐다. 31일 기준환율은 1,301.4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