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셋톱박스(STB:디지털위성방송수신기)업체의 약진은 올 상반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휴맥스는 올 상반기에만 1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한단정보통신도 5백억원 이상의 매출실적을 올려 휴맥스의 뒤를 바짝 좇고 있다. 지난 1월 독일 현지법인을 설립,본격적인 유럽시장 공략에 나선 현대디지탈테크도 영업이익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2배이상 늘었다. 반면 청람디지탈,기륭전자등 후발업체들은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다. 선발업체와의 간격이 점점 벌어지는 양상이다. 증권업계에서는 "2강 1중 2약"체제가 굳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급성장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지는 미지수다. 국내 셋톱박스 업체가 거둬들인 성과는 전세계 셋톱박스 시장의 10%안팎,그것도 유럽시장에 한정돼 있다. 휴맥스는 이미 유럽 유통시장의 40%를 점유한 상태다. 여기에 현대디지탈테크마저 비좁은 유럽 시장에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업체 현황=셋톱박스란 디지털방송을 일반 가정에서 TV로 시청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장비다. 디지털지상파방송 단말기(수신기),디지털위성방송 단말기,디지털케이블(CA)TV방송용 단말기 등 3가지 형태로 나눠진다. 디지털위성방송 수신기는 세가지다. 특정방송사업자가 제공하는 유료방송을 수신할 수 있도록 수신을 제한하는 장비인 CAS,무료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FTA,CAS카드를 장착해 특정유료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개방형 시스템인 CI(Common Interface) 등이다. 휴맥스와 한단정보통신 등은 CAS 비중이 높지만 대부분의 국내 업체들은 기술력이 낮은 FTA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상반기 실적=선발업체들의 매출 신장세는 올해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휴맥스 한단정보통신 현대디지탈테크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영업실적이 2백% 이상 증가했다. 특히 한단정보통신은 매출증가율이 1백39%로 두드러진 신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당장 3·4분기부터는 국내 셋톱박스 업체의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고 증권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당초 5년간 매년 20% 성장이 전망됐던 전세계 셋톱박스 시장이 경기침체로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휴맥스의 경우 2·4분기부터 영업이익률 성장세가 다소 꺾이는 모습이다. 하반기 예상매출액은 1천3백억원으로 상반기와 비슷하지만 영업이익은 상반기의 절반에도 못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한단정보통신은 사정이 좀 다르다. 전량을 외주생산에 의존하고 있어 몸집이 비교적 가볍다는 게 특징이다. 매출액의 75.7%를 네덜란드 소재의 위성방송 사업자인 에코스타에 원천개발제조(ODM)방식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투자전략=휴맥스와 한단정보통신에 대한 매수의견이 많았다. 삼성증권은 영업이익률이나 성장성을 감안할때 현재 7배인 한단정보통신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0배가 적정수준이라고 분석했다. LG증권도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품의 경쟁력과 고마진 수익구조를 갖추고 있다며 매수의견을 제시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