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선물이 외국인의 올들어 세번째 대량 순매수로 66대를 회복했다. 외국인은 미국 주가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지수가 떨어지지 않자 전날 구축한 대량 매도포지션에 대해 적극적으로 환매수하면서 6,000계약 이상을 순매수, 지수상승을 주도했다. 그러나 외국인의 대량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67선을 돌파하지 못하는 등 지수상승이 '기술적 반등'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외국인의 순매수가 환매수 위주였고 단기 투기성으로 현물과 연계가 크지 않은 데다 여타 개인과 기관 등 매매주체들의 매수 가담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외국인의 선물 매도기조가 바꾸지 않은 가운데 현물시장에서도 외국인 순매도가 이어졌다. 주식시장에 경기모멘텀이 전해지지 않고 여름 휴가철에 들어선 것이 큰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의 심상범 선임연구원은 "외국인 순매수가 환매수 위주라는 한계인 데다 이들의 매도관점이 수정되지 않았다"며 "경기모멘텀이 나올 때까지는 기술적 반등 이상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31일 코스피선물 9월물은 전날보다 1.00포인트, 1.52% 오른 66.75로 마감, 전날 낙폭을 모두 만회하며 66선에 다시 올랐다. 장중 저점은 전날과 보합인 65.75이었고 고점은 65.95였다. 시장베이시스는 장중 콘탱고를 비추는가 했더니 마이너스 0.23의 백워데이션으로 마쳤다. 그러나 전날 마이너스 0.4대까지 백워데이션이 심화되면서 매수차익잔고가 크게 비자 이날 장중 보합 내지 콘탱고 상황에서도 매수차익거래가 유입, 매도를 앞섰다. 이날 프로그램 매수는 차익 293억원, 비차익 281억원을 합쳐 모두 574억원에 달한 반면 매도는 차익 100억원, 비차익 268억원 등 368억원에 그쳤다. 이에 대해 9월물 잔존만기가 45일로 다가왔고 최근 조달금리가 낮아지면서 보유비용에 대한 부담이 적어진 여건인 데다 향후 백워데이션이 지속될 것을 예상해 베이시스 보합 이상 수준에서 잡고 백워데이션이 심화될 때 푸는 전략이 가세됐다는 분석도 있다. 서울증권 파생상품영업팀의 김윤한 대리는 "매수차익잔고가 크게 반 상태에서 팔 것은 없어지자 신규로 들어갈 기회를 탐색하는 세력이 늘고 있다"며 "그러나 강세장을 예상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매수세가 투기성향을 보이는 듯하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매수차익잔고가 2,000억원 미만으로 감소, 거의 기본물량만 남은 것에 더해 외국인 선물 순매수 확대가 이뤄지면 베이시스 콘탱고 전환을 통해 프로그램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될 가능성을 노린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LG투자증권 금융공학팀의 조철수 연구원은 "매수차익잔고가 줄어 향후 콘탱고로 전환하면 신규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면서도 "그러나 펀더멘털상 약세이고 외국인의 매수전환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여서 아직은 분위기 정도"라고 말했다. 대우의 심상범 선임연구원은 "그동안 외국인의 선물 매도로 매수차익잔고가 크게 감소했고 이는 수급상 프로그램 매도압력이 완화시킨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그러나 비차익잔고가 여전한 상황에서 매수유입 가능성만 생각하는 것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만약 선물시장에서 시장베이시스 콘탱고 전환에 따라 매수차익거래가 강하게 유입돼 지수상승으로 연결되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그리려면 △ 외국인이 선물에서 크게 사면서 현물에서도 동반 순매수를 이루던가 △ 개인이 자발적으로 일주일간 매수하면서 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조건이 전제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그러나 증시가 어느정도 하방경직성을 확보했다고 평가하더라도 강력한 모멘텀의 진원지가 되길 바라는 현재의 국내외 경기상황이 좋지 않고, 금리인하에 따라 강한 유동성 공급이 이뤄지지 못하는 현실적 제약을 고려한다면 이같은 전제조건이 충족되기가 쉽지 않다. 미국의 2/4분기 기업실적 악화에 따른 주가 하락과 매수세 위축, 주도주 부재 등 주변여건이 아직 미진한 데다 지난주 2/4분기 국내총생산의 급격한 둔화 이후 향후 앞으로 나올 7월중 경제지표에 뚜렷한 확신이 없다. 당장 내일 미국의 7월중 소비자신뢰지수가 좀더 낮아질 가능성이 예상되는 데다 이번주 제조업 경기를 대변하는 NAPM지수, 공장주문, 고용·실업 동향 등 거쳐야할 지표가 별로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울러 국내적으로도 지난 6월중 산업생산이 32개월만에 감소한 뒤 7월 물가상승이 기정사실화돼 있는 상황에서 7월 수출 역시 크게 나아질 것 없이 오히려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증권 선물영업팀의 정선호 대리는 "삼성전자나 통신 등에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고 기술적 반등이 이뤄져 어느정도 심리적 안정감이나 지수의 하방경직성은 확보된 듯하다"면서도 "그러나 미국이나 한국 등 경제지표가 불안한 상황에서 매수가 응집력이 약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