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에 더 민감했다. 주가는 1차 저항선으로 상향 돌파가 쉽지 않을 것이라던 종합지수 550선을 한걸음에 뛰어넘었다.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도 고조되고 있다. 엇갈린 경제지표 속에 뉴욕 증시 주요 지수가 동반 상승, 투자 심리가 안정을 되찾았다는 설명이지만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은 남는다. 지난 두 달 동안 매도 우위를 기록했던 외국인이 느닷없이 1,000억원 가까운 대규모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고 주변 여건이 여전히 부정적인 반도체 및 통신 관련주가 외국인 힘을 빌어 시세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 미심쩍다. 상승 강도가 예상보다 높지만 여전히 기술적 반등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는 조심스런 분석은, 그래서 지금도 대세를 차지하고 있다. ◆ 엇갈리는 악재와 호재 = 지난 달 수출 감소폭이 34년 중 최악이었다는 소식이 있었지만 상승 분위기에 고취된 시장 심리를 되돌리지는 못했다. 수면 아래로 잠겼나 하면 어김 없이 등장하는 현대투신 매각 건은 이날 이달중 마무리하는 쪽으로 구체화되며 매수심리를 북돋웠다. 반면 7월 수출은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20%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7월 수출 감소폭은 지난 67년 이후 최악의 기록이다. 수출이 격감함에 따라 무역수지도 4억5,900만 달러에 그쳤다. 지난 1월 2억1,200만 달러에 이어 올들어 두 번째 적은 규모다. 7월중 수출은 115억7,000만 달러였으며 수입은 111억1,100만 달러로 집계됐다. ◆ 외국인 여름 방황, 8월엔 끝나려나 = 외국인 매수세에 불이 붙으면서 지수가 단숨에 550선을 상향 돌파했다. 이날 외국인은 주로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전기전자업종에 매수 주문을 집중하고 있다. 오전 11시 47분 현재 전기전자업종에 대해 850억원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시장 관계자들은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이레째 강세를 유지하며 전날 잠깐 회복했었던 19만원선을 상향 돌파, 20만원선에 조심스럽게 다가서고 있다. 삼성전자 외에도 하이닉스, 아남반도체, 미래산업, 신성이엔지 등 반도체 관련주 대부분이 1~8% 강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 관련주 외에도 SK텔레콤, 한국통신 등 대형통신주에 대한 매수세도 만만찮다. 138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 7주만에 뚫은 20일 이동평균선 = 종합지수가 지난 6월 15일 이후 7주만에 20일 이동평균선을 상향 돌파했다. 1일 현재 549선에 걸쳐 있던 20일 이동평균선은 그 동안 기술적 반등의 1차 저항선으로 지목 받았던 지수선이었다. 따라서 이날의 상향 돌파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시장 관계자들은 전한다. 김지영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이날 1차 저항선을 상향 돌파함으로써 지금의 기술적 반등 이후 예상되는 조정폭이 깊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가능해졌다"며 "저점을 레벨업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상향 돌파에 서둘러 쾌재를 부를 것이 아니라 안착 여부에 좀 더 주목하라는 신중론도 들린다. 김욱래 세종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매수세에 의존한 채 너무 쉽게 저항선을 돌파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며 "그러나 상향 돌파 보다는 오후장에서 20일 이동평균선 안착 여부를 확인하는 자세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외국인이 지난 6, 7월 월간기준으로 각각 5,916억원, 4,632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이날 매수세에 대한 신뢰도는 높지 않은 편이다. 한경닷컴 임영준기자 yjun19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