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줄어 '부담'...자연減員 유도..앰코.하이닉스 인력조정 배경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앰코코리아의 집단 휴직은 반도체 업체의 심각한 경영난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업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앰코사의 모기업인 미국의 앰코테크놀로지(ATI)사는 전세계 반도체 패키징 시장의 3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인텔 도시바 모토로라 등 2백50여개 기업과 거래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 수요 부족에 따른 재고 누적과 감산 등으로 인해 이들 업체의 물량공급이 격감,조업단축과 다름없는 집단 휴직을 결정하게 된 것이다.
실제로 인텔은 올해 5천명을 감원키로 했으며 후지쓰는 9천명을 조기퇴직시키기로 했다.
독일의 인피니언도 회사인력의 15%에 해당하는 5천명을 해고키로 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특히 삼성전자 등 국내업체들의 물량공급도 끊긴 상황이어서 휴직이 불가피했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반도체 업계 전체가 최악의 상황을 겪고 있다"며 "ATI 역시 예외가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로 나스닥에 등록된 ATI의 주가는 연초 30달러대에서 최근 18달러대로 40% 가량이 빠졌다.
전 직원의 20%가 순환 휴직키로 한 이번 휴직 결정에 따라 연간 18억개에 이르는 앰코코리아의 반도체 생산 물량도 20%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앰코사가 지난해 50억 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린 점을 감안하면 무역수지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유동성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는 하이닉스반도체는 인건비 부담을 줄이면서 자연스런 인력감축효과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재훈련 방안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노동부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 미국과는 달리 노사마찰,퇴직금 부담 등으로 정리해고와 같은 강제적인 인원조정 수단을 사용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이 휴직이나 휴업,재교육 등은 경영사정 악화로 해고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일정한 준비기간을 갖기 위해 사용하는 수단이라는 설명이다.
하이닉스의 경우 재훈련을 실시,임금수준을 떨어뜨림으로써 자연 감원을 유도하고 고용보험에서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아 인건비 부담도 낮출 수 있는 이중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훈련기간동안 대상직원들은 수당이나 상여금을 제외한 통상임금만 받게 된다.
반도체 애널리스트들은 그러나 "현재 하이닉스반도체의 인력이 1만5천명에 이르는 점을 감안할 경우 적극적인 인력조정방안이 필요하다"며 "반도체 가격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 보다 적극적인 인원 정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