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국 < 대우증권 투자정보부장 > 올 상반기 장세는 전세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의 증폭과 상실의 반복 과정이었다. 미국만 해도 침체된 경제를 살리기 위해 여섯 차례에 걸친 금리인하를 단행했지만 2.4분기 성장률은 10년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미국의 위기는 다른 나라로 전염됐다. 한국도 전세계와 동반하는 경기 침체 양상이 나타났다. 구조조정에 사회 전체의 관심이 쏠렸던 기간이었다는 특징도 있다. 이렇게 불확실성이 높았던 상반기 증시에서 가치주는 가뭄의 단비처럼 시장의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했다. 주로 구조조정의 성과가 크고 시장 평균 대비 현격하게 주가가 저평가된 가치주들은 2~4배의 주가 상승을 보이면서 종합주가지수 500선 지지의 소방수 역할을 해냈다. 이러한 가치주의 상승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경기 상황이 사상 유례가 없는 IT(정보기술) 중심의 침체가 지속되고 있고 경기 침체를 상쇄할 신수요(IMT-2000, 디지털 위성방송 등)가 가시화되려면 2~3년이 필요하다는 수요 측면의 한계와 저금리에 대한 투자가들의 인식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저금리는 자연스럽게 이자 생활자의 주식에 대한 관심을 커지게 하는 동시에 개인 자산운용의 10%에 불과한 주식 보유 비중을 획기적으로 늘리면서 주식의 장기 보유를 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 대상이 되는 기업들도 뼈를 깎는 구조조정으로 높은 효율성을 갖게 됐고 경영 투명성도 개선되는 추세다. 현재 선발 가치주는 전체 장세에 비교해 볼 때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감이 크다. 또한 주 매수처가 외국인이라는 측면에서는 수급상 다소 불리하고 특히 일반투자가들이 급등한 가치주를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따라서 올 하반기 가치주 투자는 저금리 효과의 확산이 사회적 이슈가 될 것을 감안, 상대적 투자 메리트가 큰 배당투자적 관점에서의 접근이 유리할 전망이다. 연말을 겨냥해 5천~1만원 근처에 있으면서 배당여력이 큰 후발 가치주의 분할 매수를 시작할 것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