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유 < 행장 > "참 잘 컸다" 최근 TV광고 등에서 자주 나오는 말이다. 바로 하나은행 광고다. 하나은행은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30년동안 한해도 빼놓지 않고 흑자를 냈다. 그러다보니 은행 스스로가 아주 자신있게 "참 잘 컸다"고 홍보하고 나선 것이다. 실제가 그렇다. 단순히 신선한 이미지,뭔가 달라 보이는 은행창구 분위기,친절하고 설득력있는 은행직원들 때문만은 아니다. 수치적으로도 하나은행은 가치주로서의 충분한 자격을 갖고 있다. 지난 상반기중 당기순이익은 1천6백45억원에 달한다. 작년동기(9백12억원)에 비해 80.3%나 늘었다. 작년 한햇동안의 이익(2백5억원)의 8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런 추세라면 올 순이익은 3천2백3억원에 달할 것으로 하나은행은 예상하고 있다. 충당금을 적립하기전의 이익 신장세도 뚜렷하다. 상반기 충당금적립전 이익은 3천7백90억원. 작년동기(2천4백36억원)보다 55.6% 증가했다. 이런 이익 증가세를 바탕으로 하나은행은 올해 배당률을 10%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말 그대로 주주중시 경영을 하겠다는 것이다. 기업이 이익을 많이내 주주에게 돌아가는 몫을 많이 하는 만큼 이상적인 가치주라고 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다. 하나은행이 더욱 돋보이는 것은 우수한 자산건전성이다. 지난 6월말 현재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3.93%에 불과하다. 작년말의 5.6%에서 더욱 낮아졌다.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은 대출이 그만큼 적다는 얘기다. 더욱이 문제가 될만한 소지가 되고 있는 기업에 대한 여신을 모두 고정이하 여신으로 분류,그에 걸맞는 충당금을 쌓아놓고 있다. 대우전자에 대해선 1백% 충당금을 쌓았다. 쌍용건설과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해서도 각각 60%와 40%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시중은행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이들 기업이 문제가 되더라도 은행이 받을 충격은 미미하다. 은행의 자산건전성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BIS(국제결제은행)기준 자기자본비율도 10.60%에 달한다.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을 갖춘데다 생산성 증가세 또한 뚜렷하다. 총자산이익률(ROA)은 작년말 0.05%에서 지난 6월말 0.84%로 높아졌다. 자기자본이익률(ROE)도 1.43%에서 21.12%로 껑충 뛰었다. 한가지 흠은 PER(주가수익비율)가 높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는 작년말을 기준으로 했을 때 그렇다는 것이다. EPS(주당순이익)은 작년말 1백24원에서 지난 6월말 2천6백42원으로 늘어났다. 따라서 지난 7월말 종가(8천4백10원)를 감안할 경우 PER는 3.18배로 낮아진다. 올 상반기 수익에 비해선 주가가 그만큼 저평가돼 있는 셈이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시중은행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6월말 BPS(주당순자산)은 1만3천2백94원. PBR는 0.63배에 불과하다.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것은 그만큼 상승가능성이 높다는걸 뜻한다. 여기에 하나은행은 성장성까지 겸비하고 있다. 최근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신용카드사업부문의 신장세가 뚜렷하다. 하반기에 예정된 외자유치가 성사될 경우 주가의 탄력성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다만 "국민+주택은행"과 한빛은행을 중심으로한 우리금융주식회사 등 공룡은행의 틈새에서 어떻게 독자생존할수 있을 지가 변수다. 공룡은행의 틈바구니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 뚜렷한 비전만 제시될 경우 하나은행의 주가는 1만원을 금방 넘어설 것이라는게 애널리스트들의 한결같은 전망이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