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복현 < 사장 > 제일모직은 성공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실적개선과 재무안정성을 동시에 일궈내 대표적 가치주로 각광받고 있다. 당초 삼성그룹의 모태기업인 모방업체로 출발했으나 정보통신소재사업을 미래형 승부사업으로 집중육성,패션.직물업체가 아닌 정보통신업체로 변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보다 25.6% 늘어난 1조6천6백7억원,당기순이익은 76.2% 증가한 5백4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 97년 이후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단행,주력 사업인 패션 직물 분야의 수익구조가 고부가제품 중심으로 개선됐기 때문이다. 지난 99년 7월 삼성물산의 에스에스패션 인수,직물생산 공정 분사후 매각,인원감축,차입금상환등 일련의 구조조정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이에따라 지난 5월 채권,기업어음 신용등급이 한단계 상향조정되는등 재무 안정성이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의 결과는 주가상승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중순이후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며 주가를 밀어올렸다. 지난 4월17일(외국인지분율 3.98%) 5천원대를 맴돌던 주가는 외국인 지분이 7%대로 올라선 6월5일 7천2백80원으로 마감했다. 저평가된 가치주로 인식되며 단기간에 30%이상 주가가 급등했다. 올 상반기에는 성장세가 다소 주춤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0.1%,17% 감소한 7천8백50억원,8백8억원으로 추정된다. 회사관계자는 "패션 직물 분야는 올해에도 실적 호전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케미컬 분야의 경우 경기악화와 대형 업체들의 설비증설 등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실적이 다소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엔 경기가 워낙 좋았기 때문에 단순히 수치만으로 실적을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금융비용 감소로 영업외수지 개선은 지속될 전망이다. 직물부문과 화학부문에서 소폭의 수익성 하락이 예상되나 환율상승에 따른 반사이익이 기대되고 고부가가치 패션 및 정보통신 부문 매출 비중 확대등으로 영업이익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고금리회사채상환과 올 하반기 신용등급의 추가 상향조정을 추진하고 있어 금융비용 부담은 줄어들어 경상이익은 전년보다 소폭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측은 특히 오는 2002년 이후 직물부문의 중국공장 가동 본격화에 따른 원가율 개선,경기 회복에 따른 패션 및 화학부문 매출 호조,전략사업부인 정보통신 부문 매출 가시화로 꾸준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주가가 조정을 받고 있지만 회사측은 이에 개의치않고 있다. 정보통신소재 산업으로의 변신에 성공한뒤 주가를 논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이다. 80년대말 전격적으로 화학사업에 진출한 제일모직은 10년만에 사업 영업을 정보통신소재산업으로 확대해나가고 있다. 난연 ABS수지는 환경친화형 기술로 미국의 GE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42%의 업계 1위자리를 꿰찼다. 특히 지난해 세계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비(非)할로겐 난연 ABS수지는 GE와 바스프등 선진업체들조차 자체 개발에 실패한 신제품이다. 올해 전세계 난연제품 시장규모는 1조원,연간 15%가 넘는 고속성장이 가능한 분야다. 차세대 비할로겐 수지및 투명ABS,압출ABS등의 고수익 특화제품 생산을 본격화해 난연수지 세계시장에서 선두자리를 지켜 나간다는 전략이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