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휴대폰 메이커인 핀란드 노키아가 한국에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한 지 6개월여 만에 철수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노키아는 한국내 R&D센터를 철수키로 하고 80여명의 연구인력 전원을 정리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연구인력 가운데 15명의 노키아 현지인력과 20여명의 국내인력은 미국과 캐나다의 연구센터로 배치하고 나머지 인력은 헤드헌팅업체를 통해 제휴업체인 텔슨전자와 다른 단말기업체로 이직시키고 있다. 노키아는 한국을 휴대폰 제품의 '테스트베드(시험무대)'로 키운다는 글로벌 R&D전략에 따라 지난해 한국에 R&D센터를 세우고 삼성전자 LG전자 등으로부터 CDMA분야 연구인력을 대거 스카우트했다. 노키아가 돌연 한국 R&D센터를 폐쇄키로 결정한 것은 본사의 해외사업 합리화 방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노키아는 금년 초 한국 휴대폰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대대적인 공략을 펼치겠다고 밝혔으나 한국시장 판매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해 세계 2위 업체인 모토로라의 판매량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국내 단말기업체들이 신형 cdma2000-1x폰을 내놓고 시장을 주도한 반면 노키아는 구형 단말기를 내놓아 눈길을 끌지 못했다. 통신업계에서는 노키아가 한국 휴대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했다고 판단,한국에서 휴대폰 사업을 접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노키아코리아 관계자는 "R&D센터 인력 이동은 본사의 글로벌 사업·인력 재배치(relocation)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며 "한국내 사업을 철수할 방침은 현재로선 없다"고 밝혔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