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7월 실업률이 6월 4.5%에서 더 악화되지 않았다. 비농업 부문 일자리 감소도 전달 9만3,000개에서 4만2,000개로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고용사정이 점차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일고 있다. 7월 실업률은 당초 4.6~4.7%로 악화되리라고 예상돼 왔다. 웰스파고은행의 손성원 이코노미스트는 "최근의 고용 동향은 경기가 바닥을 거쳐 서서히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메릴린치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브루스 스타인버그는 "최악의 순간은 지나갔고 상황은 곧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 조차 실업 개선 시기를 장담하지는 못하고 있다. 고용의 주체인 기업들의 사정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톰슨 파이낸셜/퍼스트콜이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분기 S&P 500 기업의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에 그칠 것으로 관측됐다. 기업생존을 위한 인원감축은 따라서 적어도 연말 이전에는 완료되지 않을 전망이다. 또 이미 발표된 감원계획도 내년 이후까지 실행에 옮겨지면서 실업자를 양산하게 된다. 올해들어 이미 1,000명을 감원한 휴렛팩커드는 지난주 6,000명을 추가로 해고하겠다고 밝혔으며 JDS 유니페이스는 7,000명을 더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루슨트는 최다 2만개, 코닝사는 1,000개의 일자리를 줄일 계획이다. ABN암로/라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칼 테넌봄은 "기업들은 수익이 개선되리라는 좀 더 가시적인 지표가 나오지 않는 이상 신규 고용과 투자를 주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요컨대 실업 증가세가 종지부를 찍었다고 보기에는 이르다. 실업률이 연말까지 5%대로 높아진다는 게 중론이다. 지난달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연말 실업률을 4.75~5%로 전망했다. 실업률은 지난해 9월 3.9%로 30년중 최저 수준을 기록한 이후 연말 경기가 급격하게 위축되면서 악화됐다. 한편 7월 취업자 감소세 둔화는 공공부문 일자리가 3만1,000개 늘어난 데 크게 힘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제조업 부문 일자리는 4만9,000개 줄며 1년째 줄었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