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國증시] 반도체 등 기술株 회복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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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기술주들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월가의 분위기를 호전시키고 있다.
메릴린치가 반도체업체들의 투자등급을 일제히 상향 조정(1일)한 데 이어 크레이그 배렛 인텔 CEO의 "개인용컴퓨터시장은 이제 바닥을 쳤고 올 하반기부터는 상승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발언(2일)이 투자자들에게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는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반도체주들의 강세에 힘입어 나스닥은 지난주 1.8% 상승한 2,066.26을 기록했다.
인텔이 8% 치솟아 주당 31.68달러를 기록하는 등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 등 반도체주가 대부분 7% 이상씩 올랐다.
반도체업종의 주가등락을 가장 잘 반영해 주는 필라델피아증시의 반도체지수(SOX)는 지난주 6% 올랐다.
올들어서만 11% 상승한 셈이다.
기술주반등의 기대감으로 3분기 수익전망이 주당 3센트로 지난해 같은 기간(16센트)보다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난 시스코시스템스도 강세기조를 유지했다.
메릴린치의 투자전략가인 리처드 번스타인은 "이는 투자자들의 기술주에 대한 관심이 식지 않았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며 "최근 장세는 조만간 기술주의 대반등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그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항상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음을 반영하는 모습"으로 풀이했다.
주후반 이익실현을 위한 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주가가 하락했음에도 다우지수도 한주동안 0.9% 오른 10,512.78을 기록했고 S&P500도 1,214.35로 0.7% 상승했다.
하지만 전망은 다소 엇갈리는 편이다.
금요일 발표된 고용동향은 다소 긍정적인 사인.
7월 실업률이 전문가들의 예상(4.7%)과는 달리 전월과 같은 4.5%를 유지했다는 것은 경기가 이제 안정세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뱅크원의 이코노미스트인 앤서니 찬은 "수요가 증가하면서 공장가동시간이 점차 늘어나고 있고 기업수익도 좋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제조업경기는 이제 바닥을 친 것 같다"고 분석한다.
영국 중앙은행의 전격적인 금리인하 등으로 미국기업의 주요 시장중 하나인 유럽의 경제가 살아날 것이란 기대감도 호재로 받아들여진다.
물론 아직 주가가 높다는 견해도 많다.
특히 기술주의 경우 이익에 비해 너무 고평가되어 있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최근 장세를 주도하고 있는 인텔의 경우 PER(주가수익비율)가 60배로 지난해의 24배보다도 훨씬 높다.
매출과 주가를 따지는 비율도 지금이 예년보다 높은 편이다.
금요일 모건스탠리가 무선통신업체의 대표주자격인 모토로라의 등급을 '적극매수'에서 '우수'로 한단계 낮추자 주가가 하루만에 4% 하락한 18.63달러로 곤두박질치면서 기술주의 분위기가 갑자기 냉랭해진 것도 이같은 잠재적인 불안감을 반영해 준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