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정보기술)냐, 금융주냐" 최근 IT주와 금융주가 "바람몰이"를 하면서 추가 상승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IT주의 약진은 낙폭과대에 따른 저가 메리트가 부각되는 시점에서 반도체 바닥론이 터져 나온 데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은행주의 경우 금리 속락에 따른 수혜와 실적호전, 재무건전성 강화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 증권전문가들은 대체로 단기 급등한 IT.금융주가 단기 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 회복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해 IT쪽보다는 금융주의 추가 상승 여력이 크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 IT.금융주 급등 배경 객관적인 경기 지표 등 '현실'보다는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많이 작용했다. 미국에서 흘러나온 반도체 바닥론이 IT주에 불을 붙였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지난달 25일부터 8거래일 연속으로, SK텔레콤을 지난달 31일부터 4거래일 연속 순매수하면서 주가를 띄웠다. 은행주에는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과 금융권 부실문제 해결 조짐 등이 힘을 불어넣었다. 현대투신과 AIG의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주택.국민은행 통합은행장이 선임되는 등 금융권 불안감이 가시고 구조조정이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영향을 미쳤다. ◇ 추가 상승 여력은 금융주의 추가 상승 여력에 무게를 두는 전문가들이 많은 가운데 두 종목군이 어깨동무를 하면서 함께 움직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금융주 유망론자들은 지수 움직임과 밀접한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의 경우 추가 상승이 부담스러운 반면 은행주는 지수가 크게 오르지 않아도 수익률을 낼 수 있다(LG투자증권 황창중 팀장)고 주장한다. 또 반도체 등 IT 경기가 바닥권이라는 인식은 많지만 수출 증가나 재고 둔화 등 구체적인 증거가 보이지 않는 반면 우량 은행주는 단기 조정을 거치더라도 다시 랠리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SK증권 박용선 팀장)고 전망한다. 이에 비해 약간의 시차는 있겠지만 IT.금융주가 같이 움직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은행권도 결국 하이닉스반도체에 '발목'이 잡혀 있기 때문에 하이닉스가 올라야 은행주도 오를 수 있다(동원경제연구소 온기선 이사)는 논리다. ◇ 유망종목은 선발 우량 은행주가 일정 기간 상승한 뒤 나머지 은행과 지방 은행들이 '바통'을 이어받을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국민 주택 하나은행 등이 앞장서 나간 다음 한미 신한은행 등이 뒤를 이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어 삼성증권 등 우량 증권주가 가세할 것이란 전망이다. SK증권의 박 팀장은 "하나 한미 신한은행과 지방은행에 관심을 기울이되 증시 거래량이 늘면 증권주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우증권 홍성국 부장은 "국민 주택은행은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이 많고 전주말 외국인들의 차익매물이 쏟아졌다"면서 "하나 신한 한미은행 등을 위주로 접근하는게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동원증권 온 이사는 "지난 6월부터 두달 가까이 순매도세를 보였던 외국인들이 지난달 하순부터 순매수 기조로 돌아선 데다 국내 기관투자가들도 금리 속락에 따라 채권에서 증시로 이동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면서 "외국인과 기관이 선호하는 삼성전자 SK텔레콤 주택 국민은행 등 '대장주'를 눈여겨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