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멘텀 부재, 가격 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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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국내 증시는 메릴 린치의 반도체주 무더기 상향조정을 '선반영'하며 급등했다.
거래소 종합주가지수는 568.69에서, 코스닥지수는 70.58로 금요일 거래를 마감, 각각 5.1%와 4.6%의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 주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지수가 0.9%, 나스닥지수가 1.8% 오른데 비해 상승폭이 컸다.
금요일 뉴욕 증시는 약세로 돌아서 나스닥지수는 나흘만에 하락했다. 실업이 더 악화되지 않았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였지만 상승은 시도되지 않았다.
메릴 린치의 바닥론은 단기내 회복을 뜻하지는 않는다는 쪽으로 정리됐다. 오는 4분기에 기업 수익이 증가세로 돌아선다는 전망이 무너진데 따른 실망으로 인해 거래 참여도 저조했다.
이번 주 국내외 증시는 추세를 형성할 요인이 뜸한 속에서 박스권 국지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한다. 저금리로 주식의 상대적인 투자매력이 높아졌지만 산업생산, 수출, 기업체감경기 등 지표는 악화 일색이다.
뉴욕 증시도 '기업활동 부진과 소비활발'이라는 괴리가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단속(斷續)적으로 진동할 전망이다.
다만 달러화 약세는 새로운 변수로 주목해야겠다. 달러화 가치는 미국 경기 하강과 함께 지난달 2% 떨어졌다. 달러화 약세는 수출기업에게는 호재이지만 당장 해외 포트폴리오 투자자금의 이탈을 자극한다. 또 물가상승 압력을 얹어 추가 금리인하의 여지를 줄인다.
단기 급등에 따라 주가가 조정받을 경우 종합지수 550대에서는 낙폭이 큰 내수 관련주를 매수할 만 하다. 매물벽이 밀집한 580대에서는 현금화한 뒤 다시 낙폭과대주로 바꿔타는 단기대응을 권한다.
관심을 가져야 할 일정을 살펴보면, 시스코가 화요일 장 종료 후 실적발표의 대미를 장식한다. 2/4분기 생산성과 6월 소비자신용도 이날 발표된다. 수요일에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오는 21일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경제상황을 진단한 베이지북이 배포된다.
한국은행은 9일 목요일에 금통위를 열어 콜금리 인하 여부를 논의한다. 물가는 안정세지만 금리인하 뒤 시중 자금 부동화가 부담이다. 매수차익거래 잔고가 많지 않아 옵션만기일에 따른 충격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목요일 미국에서는 7월 체인점 판매,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 7월 수출입물가 등이 나오고 다음날 한국은행은 7월 수출입물가동향을 발표한다.
금요일. 미국 7월 생산자물가가 예정돼 있다. 이날 물가와 앞서 나오는 베이지북을 둘러싸고 FRB의 추가 금리인하 폭이 관측되면서 증시에 영향을 주게 된다. 이미 0.25%포인트 인하는 주가에 일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하이닉스 반도체 유동성 문제, 현대투신 및 대우차 매각 등 구조조정 현안도 눈길을 뗄 수 없는 요인이다.
한경닷컴 백우진기자 chu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