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라면시장 점유율 4위업체인 한국야쿠르트가 '농심 신라면 공포'속에서도 비교적 여유를 보이고 있다. 2위이하 라면업체들은 시장의 3분의 2(66.7%)를 장악한 농심 때문에 모조리 적자를 보면서 사업진로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 공공연히 내비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도 물론 라면사업으로 적자를 내긴 하지만 삼양식품 오뚜기 빙그레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표정이 덜 어둡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외부에서 간혹 라면사업 정리 얘기가 나돌지만 내부적으로는 결코 이를 검토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내수에서 깨지는 것을 수출로 만회하는 전략을 통해 적자를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 상반기에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등 동구권(80%)국가를 비롯 미국 캐나다 말레이시아 사모아 사우디아라비아등 20개국에 2천만달러어치의 제품을 수출했다. 수출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늘어난 액수이며 상반기 내수 매출액인 2백80억원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특히 용기면인 도시락의 경우 러시아 시장에서 현재 최대 판매 제품으로 평가되는 등 일부 국가에선 농심보다 시장 점유율이 높다. 한국야쿠르트가 여유를 보이는 또 다른 이유의 하나는 봉지면(25%)보다 용기면(75%)에 특화된 사업구조에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 전체 라면시장은 봉지면과 용기면 비율이 한국야쿠르트와는 정반대인 77대 23 정도로 꼽힌다. 한국야쿠르트는 왕뚜껑이라는 용기면을 대표 주자로 내세워 신라면의 공세를 피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용기면은 올 상반기에 봉지면이 전년동기보다 전체 시장규모가 0.5% 축소된 것과 달리 7% 정도 늘어나 성장성을 보이고 있다. 윤진식 기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