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재경부 장관이었다면 IMF사태를 막을 수 있었을까""다국적 기업은 제국주의가 보낸 악마인가" 누구나 한번쯤은 가져봤을 법한 이런 의문들을 비교적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낸 경제학 입문서가 나왔다. 서울대 경제학부의 이근 교수가 펴낸 "한국인을 위한 경제학"(박영사,1만2천원)이 바로 그것. 최근 국내경제에 일파만파를 안겨준 IMF사태를 비롯 우리경제가 안고 있는 각종 현안들을 쉽고 조리있게 분석해준다. 톱니바퀴처럼 물려들어가는 경제학 이론을 펼쳐놓고 하나하나 짚어내는 대개의 경제학 서적들은 이론속에 함몰되기 일쑤다. 한때 사회과학의 여왕으로 군림하던 경제학이 일반인들로부터 외면받아 "경제학 위기"라는 말이 나오는 요즘의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현실과 동떨어진 온갖 가정으로 뼈대를 세운 경제학 이론이 "죽은 학문"으로밖에 비쳐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러나 항간의 경제학에 대한 편견을 상당부분 바로잡아준다. 경제학 이론을 웬만한 사람들은 누구나 한번쯤 부딪혀봤거나 생각해봤음직한 현실경제를 설명하고 풀어내는 도구로 활용한 점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에서 직수입했던 기존 경제학 서적들과는 달리 한국경제의 현실에 초점을 뒀다는 것도 경제학 초보자들에게 더 손쉽게 다가간다. 미시경제학 부분에서도 마찬가지다. 대개는 효용이 어떻니 하는 소비이론으로 시작하는게 정석처럼 되어있지만 이 책에서는 한국경제 상황에서 훨씬 중요한 재벌 문제나 구조조정 문제를 먼저 다룬다. 기업이론을 다루면서도 국내기업의 특수성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도 독자들의 이해를 더 높여준다. 주요 내용은 지식언론사이트 이슈투데이(www.issuetoday.com)에 "확 바꿔본 경제학"이라는 타이틀로 연재되기도 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