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함께하는 '금융교실'] '채권이 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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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돈을 빌리는 방법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친구에게 직접 돈을 꿀 수도 있고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또 하나 채권을 발행하는 방법이 있지요.
채권(債券)이란 말 그대로 "빚을 졌다"는 증서를 이야기합니다.
그럼 오늘은 채권에 대해 알아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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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컴퓨터로 온라인 게임을 하고 놉니다.
그러나 요즘 철수는 친구들 사이에 인기가 많은 최신 온라인 게임을 못하고 있어요.
철수의 컴퓨터 용량이 작기 때문이죠.
철수는 그래서 새 컴퓨터를 사고 싶지만 가격이 1백만원을 넘어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매월 용돈으로 2만원을 받는 철수가 용돈을 하나도 쓰지 않고 모은다고 해도 무려 4년 하고도 2개월을 걸리기 때문이죠.
철수는 며칠을 고민한 끝에 엄마와 아빠한테 돈을 빌려서 컴퓨터를 사야겠다고 맘 먹고 이렇게 말씀드렸어요.
"엄마 아빠, 내가 이 다음에 어른이 돼서 돈을 벌면 이자까지 계산해 갚아드릴 테니 컴퓨터 살 돈을 빌려 주세요"
엄마와 아빠는 한참동안 철수를 쳐다보시다가 "철수가 어른이 되려면 아직 멀었는데 뭘 믿고 돈을 빌려주지"라며 "원금과 이자를 언제까지, 어떻게 갚겠다"는 내용을 종이에 써서 달라고 하셨어요.
그랬더니 엄마와 아빠는 철수에게 "네가 지금 쓴 것을 "채무증서"라고 하는데, 일종의 채권이라고 할 수 있지"라며 "채권"에 대해 설명해 주셨어요.
사실 채권은 장기간에 걸쳐 큰 돈을 빌리는 수단이기 때문에 아무나 함부로 발행을 할 순 없습니다.
따라서 채권을 발행할 수 있는 곳은 엄격히 제한돼 있지요.
즉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특수법인 그리고 상법상의 주식회사만이 채권을 발행할 수가 있어요.
일반적으로 정부에서 발행하는 채권은 "국채"라고 부르고, 회사에서 발행하는 채권은 "회사채"라고 합니다.
또 은행 같은 금융기관에서 발행하는 채권을 "금융채"라고 하지요.
그 중에서도 국채는 나라에서 발행한 것이기 때문에 나라가 없어지지 않는 한 원금과 이자를 돌려 받을 수 있겠죠.
그러니까 채권 중에서 제일 믿을 만한 것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리고 회사채는 기업이 일반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빌리기 위해 발행한 채권으로 주식과는 좀 다릅니다.
즉 언제까지 원금과 이자를 돌려 주겠다는 날짜가 정해져 있고, 기업이 이익을 내건 못내건 상관없이 약속한 이자를 반드시 제때 줘야 합니다.
그러나 회사채는 회사가 망했을 땐 이자는 커녕 원금을 한푼도 받지 못하기 때문에 국채에 비해선 덜 안전한 셈입니다.
국채보다는 좀 위험하기 때문에 회사가 돈을 빌리려면 정부보다는 이자를 더 줘야 하겠지요.
그래서 회사채 이자율이 국채보다 높은 것입니다.
한편 엄마가 갑자기 돈이 필요할 경우엔 철수가 발행한 채권을 아빠에게 팔아서 돈을 마련할 수도 있겠지요.
이렇게 채권은 서로 사고 팔 수 있고, 이를 위해 별도의 시장이 있기도 합니다.
때문에 채권을 갖고 있는 사람은 그 시장을 통해서 언제든지 다시 돈으로 바꿀 수가 있어요.
이처럼 채권은 정해진 날짜에 약속된 이자를 얹어서 원금을 돌려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주식보다는 안전하게 재산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채권값이 쌀 때 샀다가 비쌀 때 팔아 높은 차익을 남길 수도 있지요.
때문에 채권을 잘만 활용한다면 아주 좋은 재테크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
[ 전문선 신한은행 재테크팀장 dbmkter@shinha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