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하고 현란한 말솜씨 '찰떡궁합'..'박수홍.박경림의 FM...'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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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0시가 넘으면 FM 라디오에서는 어떤 채널에서든 조용한 노래들만 흘러나온다.
뭔가 색다른 것들을 찾아 채널을 여기저기 돌리다 보면 106.1㎒에서 손이 멈춘다.
두 진행자가 경쟁이라도 하듯 쉴새 없이 떠들어대고 있는 '박수홍·박경림의 FM인기가요'다.
당초 'KBS 제2FM'(89.1㎒)에서 방송되다 지난 4월 봄개편 때 'KBS 제2라디오'(수도권 106.1㎒)로 옮겨온 이 프로그램은 시청자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제2라디오로 옮긴 직후 8개 정도밖에 붙지 않았던 광고가 이제는 25개 이상으로 늘었다.
매주 토요일 인터넷으로 퀴즈를 푸는 '클릭! 라디오 골든벨'코너에는 3천명 이상의 참가자들이 몰려 인터넷 서버에 무리가 생기기도 했다.
덕분에 이 프로그램의 진행자인 박수홍과 박경림은 지난 6월 'KBS 우수 DJ상'을 받았다.
이 프로그램의 인기 비결은 두 진행자의 '찰떡 궁합'과 화려한 언변속에 담긴 '솔직함'이다.
박경림은 평소 박수홍을 아저씨라고 부른다.
"아저씨를 중학교 1학년 때 처음 알았으니까 거의 10년 가까이 친하게 지내왔어요.
덕분에 아저씨와 저는 눈빛만 봐도 서로 어떤 상태인지 알 수 있어요"
두 사람의 공통된 장점은 '빼어난 말솜씨'.
친한 친구가 오랜만에 만나 끊임없이 이야기를 하듯 방송에서 떠들어대다 보니 'FM인기가요'에는 '만담방송'이라는 별명이 생겼다.
박수홍은 "음악 듣는 시간보다 말하는 시간들이 많다 보니 지금은 '아이 농담도 잘하셔' '너 딱 걸렸어' 등의 유행어도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들은 이런 유행어를 말할 때면 전통적인 만담처럼 특유의 몸짓까지 만들어 행동으로 보여준다.
박수홍과 박경림의 솔직함은 종종 청취자들과 광고주들을 협박(?)하는데까지 이르기도 한다.
"청취자 여러분 혹시 청취율을 조사하는 사람들이 오면 무조건 저희 방송을 듣는다고 하십시오"
"광고주님 광고 빼셨습니다.이만한 방송 찾아보기 어려우니 돌아오십시오"
다소 지나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런 모습에 청취자들은 즐겁게 받아 들인다.
'스캔들을 만들고 싶다'는 박경림을 위해 청취자들이 인터넷에 '박스협(박경림의 스캔들을 위한 협의회)'를 개설하기도 했다.
길 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