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연구소 사장은 돈에 연연하지 않는다. 세계적인 백신업체인 맥아피가 1천만달러에 안연구소를 인수하겠다고 제안했지만 거절했다. 권위도 싫어한다. 직원들의 간곡한 권유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손수 차를 운전한다. 최근 부인이 수술을 받았을 때 회사 일을 우선 처리하느라 수술대를 지키지 못했을 만큼 '지독한' 소신도 갖고 있다. 시골 아저씨같은 외모와 말투가 특징인 안 사장이 이렇게 냉혹한 철학과 원칙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이런 안 사장이 지난 95년 안철수연구소를 설립, 컴퓨터 바이러스와 싸워왔던 인생역정을 책으로 펴냈다. 'CEO안철수,영혼이 있는 승부'(김영사)에는 컴퓨터 바이러스가 전염성 균과 혼동됐던 시절 창업해 안연구소를 1백80명의 직원과 8개 관계사를 거느린 기업으로 키우기까지 과정을 담고 있다. 서초동 뒷골목의 허름한 사무실에서 3명의 직원으로 사업을 시작한 후 기본과 원칙으로 승부해오면서 '영혼이 있는 기업'을 만들고자 했던 그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