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둔화 여파로 멕시코에 진출해있는 한국기업들이 생산위축에 따라 인력을 대폭 감축하는 등 적지않은 타격을 받고 있다. 6일 업계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지난 94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체결된 이후 멕시코에 공장을 세운 삼성 LG 대우 등 국내 전자업체들과 이들에 부품을 납품하는 중소업체들은 공장 가동률을 낮추면서 채용 인원을 줄이고 있다. 멕시코 북부 멕시칼리에서 TV 모니터 등을 생산하고 있는 LG전자 멕시코 현지법인은 주문 감소로 지난 98년 2천2백명에 달했던 종업원 수를 최근 1천명까지 줄인 상태다. LG는 미국 PC회사인 게이트웨이로부터 모니터 납품가격 인하를 요구받아 부품 납품업체들에 부품 공급가격 인하를 요구했으며 그 여파로 납품가격을 맞추지 못한 샤인전자는 모니터 부품 납품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티후아나에서 컬러TV와 PC모니터를 생산하고 있는 삼성은 지난해 6천8백명이던 현지 종업원을 5천5백명으로 줄였다. 삼성 관계자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모델을 생산 중단하고 인건비를 줄여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경기침체에 대처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산루이스에서 영상 가전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대우전자도 자연감소인원을 보충하지 않아 최근 1년사이 50여명이 줄었다고 밝혔다. 이밖에 비디오카세트를 생산하는 새한전자,컴퓨터 부품인 서킷보드를 생산하는 샤인전자 플라스틱 전자부품업체인 광성전자 등도 올들어 현지 공장 인원을 대거 축소 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플라스틱 사출제품을 생산하는 금성플라스틱 멕시코공장은 2백명이 근무하던 현지 공장을 올들어 폐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은 미국 경기 침체로 수출 주문이 줄어든 데다 값싼 중국산 제품이 밀려들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일부 제품은 주문이 줄어들지 않아 시장 점유율이 오히려 높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관계자는 "PC 모니터의 경우 미국 시장에서 오히려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품질개선과 원가절감에 적극 나서 불황기를 점유율 제고 기회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주병 기자 jb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