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로 모시겠습니다" 산소 비즈니스가 빅뱅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대인의 화두인 건강제일주의, 대기 오염으로부터의 도피, 깨끗한 피부에의 갈망 등을 타고 산소 관련 산업이 질주를 시작했다. 1990년대초 한때 반짝했다가 사그라들었던 산소 붐과는 차원이 다르다. 제품도 산소발생기를 비롯해 10여가지가 시판되는 등 훨씬 다채로워졌고 접객 서비스 업소는 소비자의 발길을 끌어들이기 위해 너나없이 산소로 '무장'하고 있다. ◇ 산소발생기 =산소발생기를 만드는 업체는 대략 20여곳. 대부분 외국에서 핵심 부품 등을 수입해 조립 생산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옥시테크(www.oxytech.co.kr)만이 지난 4월부터 순수 국내기술로 가정용 산소발생기 '숲속의 아침'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판매량은 매달 1백대 안팎. 하지만 두산건설 6백50가구, 롯데건설 85가구, 세양건설 50가구 등 총 8백가구의 아파트에 산소발생기를 설치키로 해 보급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대당 가격은 2백20만원선. 미성산소(www.medistore.co.kr)는 개인 휴대용 산소발생기인 '산소나라'를 2만5천원에 내놓고 있다. ◇ 산소수 제조기 =중외휴먼텍(www.cwp.co.kr)은 지난달부터 '밀레니엄 O₂쿨러'를 판매중이다. 이 제품은 일반 음용수의 산소 용존농도인 7∼9PPM보다 6∼8배 높은 40∼50PPM으로 산소수를 만들어준다. 앞으로 삼림욕 효과를 내는 산소 사우나, 산소 비타민 제품 등도 추가로 판매할 계획이다. ◇ 산소 함유음료 =지난해 4월 남양유업이 내놓은 '니어워터 O₂'는 용존 산소량이 24PPM으로 일반 음용수보다 3∼4배 높다. 이 제품은 산소의 톡 쏘는 상큼한 맛과 효과적인 광고전략 덕택에 2천5백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올해 미(微)과즙 음료업계에서 10%의 시장을 점유할 것으로 전망된다. ◇ 산소가전 =대우전자가 내놓은 '수피아 O₂' 에어컨은 공기미세여과막(멤브레인) 방식으로 외부 공기중 산소를 분리시켜 실내로 불어넣어 주는 제품. 냉방시 부족해지는 산소를 최적량으로 자동 공급해 주는게 특징이다. 지난 4월 첫 시판된 이후 1,2차 생산물량 5천5백대가 모두 소진됐다. 최근 추가 생산에 돌입,올 여름 모두 1만대 가량 팔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우는 '수피아 O₂'의 선전에 힘입어 에어컨시장 점유율을 작년의 7.5%에서 올해 10%대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산소 화장품 =LG생활건강은 작년 11월초 피부에 산소를 공급해 주는 'O₂제닉' 화장품 시리즈를 내놓고 시판 8개월만에 4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후발 주자인 도도앤컴퍼니(www.dodo.co.kr)도 '이소카임 O₂마스크'를 지난 4월 시판, 현재 2만5천 세트를 출하했다. 이들 제품은 얼굴에 바르면 피부의 산소 투과도가 좋아지고 노폐물 배출이 촉진된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 산소발생기를 이용한 서비스업 =서울 압구정동 로데오 거리에는 'O₂카페'가 등장해 젊은이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카페 주인은 60여석의 자리중 산소가 나오는 창가 30여석의 자리를 찾는 손님이 많다고 소개했다. 대전시 유성관광호텔 휴게텔에는 산소방이 마련돼 있으며 서울 신촌의 여성 전용 '불한증막' 사우나에는 산소발생기가 설치돼 활황이다. 이밖에 서울 신림동 고시촌과 교육방송이 직영하는 일산의 독서실,압구정동 이태원동 등의 미용실과 피부관리실 등에도 산소발생기가 등장했다. 산소캡슐은 아직 주문량이 적어 본격적인 생산은 없는 상태. 텐포스코리아라는 중견기업이 일본에 수면캡슐과 산소발생기를 수출하는 정도다. 병원 가운데서는 서울의 방지거병원과 혜민병원이 환자들의 피로 회복을 위해 구비해 놓고 있다. 오는 2003년쯤에는 국내를 통틀어 1만여명의 호흡기 환자들이 산소발생기를 사용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산하고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