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50%가 넘는 '초고금리 대출상품'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신용금고들이 A&O,프로그래스 등 일본계 대금업체와 사금융을 이용하는 이른바 저(低)신용자를 겨냥, 고금리 사채대체상품을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한솔상호신용금고는 8일 연 54%짜리 대출상품을 선보였다. "연 1백%가 넘는 초고금리에 어려움을 겪는 사채시장 이용자를 위한 상품"이라는게 한솔금고측 설명이다. 푸른금고도 이번주중 연 40∼60%짜리 스피드론을 선보일 계획이다. "일본계 대금업체의 영업전략을 철저히 분석했으며 이들 업체보다 낮은 금리에다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푸른금고 관계자는 말했다. 이같은 금고들의 행보에 대해 금융계 일각에선 연 50%가 넘는 대출상품을 판매한다는 것은 제도권금융회사가 사채업으로 전환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초고금리 상품 쏟아진다 =한솔금고는 8일 사금융 이용자를 위한 대출상품인 SOS론의 시판에 들어갔다. 이 상품의 금리는 월 2.0∼4.5%(최고 연 54%). 대출한도는 2백만원이다. 한솔금고측은 "SOS론 이용 대상자는 신용불량자중 신용상태가 정상화됐으나 신용불량 기록이 남아 있어 사금융을 이용해야만 하는 기록보존자가 주타킷"이라고 말했다. 금융계에선 정상적인 금융거래가 어려운 기록보존자가 9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앞서 현대스위스금고는 연 60%짜리 대출상품인 체인지론 플러스(한도 3백만원)와 체인지론(연 48%, 한도 2백만원)을 판매, 지난 6,7월 두달간 2백10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골드금고도 최근 연 48%짜리 사채대체 상품인 예스론(한도 2백만원)을 판매하고 있다. 영풍 충북금고는 연 39%짜리 대출상품인 뚝딱대출(한도 각 1백만원)을 취급, 지난달 1백억원 이상의 대출실적을 기록했다. ◇ 엇갈리는 찬반론 ="신용금고가 연 50%가 넘는 '살인적인' 고금리를 적용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금고의 자금조달 평균금리가 7%대인 점을 감안할 때 대출금리가 조달금리의 7배가 넘는다는 것. 사채대체상품의 용도에 대해서도 우려하는 소리가 나온다. 론프로 전병찬 사장은 "돈을 빌려간 고객 중 사채를 갚는데 대출금을 실제로 사용했는지 체크할 필요가 있다"며 "자칫 저신용자의 빚만 늘려주는 결과를 불러올지 모른다"고 말했다. 반면 푸른금고 하인국 사장은 "사채대체 상품판매가 늘어날수록 사금융 시장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연체율에 대한 검토를 거친 후 이들 상품의 금리를 내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