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겨도 맛은 좋아요" 서울 논현동 안세병원 뒷골목의 "삼호짱뚱이"는 "못생긴" 물고기 "짱뚱이"(짱뚱어의 사투리)로 유명해진 집이다. 남도 사람이 아니면 이름조차 낯선 짱뚱이. 처음 온 손님들은 으레 "짱뚱이가 뭐냐"고 묻는다. 때문에 짱뚱어 요리를 이야기하려면 짱뚱어부터 설명하는게 순서다. 짱뚱어는 영암 해남 강진 고흥 벌교 무안 등 전남의 서남해안 개펄에만 사는 망둥어과의 바닷물고기. 아가미 외에 허파로도 숨을 쉬며 몸길이는 15~18cm. 검푸른 몸색깔에 작은 눈이 머리꼭대기 위로 툭 불거져 나와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철목어(凸目魚)라 했다.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무려 5개월 가량 동면한다해서 잠퉁이로 놀림받다 짱뚱이가 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그래서 짱뚱어는 장마철이 지나면서부터 제맛을 내기 시작해 가을에 최상급이 된다. "삼호짱뚱이"에선 짱둥어로 탕과 전골을 낸다. 탕(8천원)은 짱뚱어를 삶아서 그대로 갈아 토속된장에 버무린 뒤 멸치,다시마 국물에 참깨.들깨가루와 갖은 양념,배추,쑥갓,파,마늘 등을 넣고 끓인다. 추어탕과 비슷하지만 비린내와 해감내(흙냄새)가 나지 않아 산초같은 향신료를 넣지 않아도 된다. 담백하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김명훈 사장(42)은 "짱뚱이는 일생의 절반을 햇볕에 나와 살기 때문에 비린내가 나지 않고 청정한 뻘에만 살아서 해감내가 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짱뚱어전골(대.중.소 6만~2만5천원)은 짱뚱어를 통째로 넣는 것이 탕과 다르다. 짱뚱어에 육수를 붓고 탕에 들어가는 재료 외에 팽이버섯과 짱뚱어 내장의 일부인 "애"를 넣어 끓어낸다. 짱뚱어의 고소한 육질을 직접 맛볼 수 있어 좋고 술안주로도 그만이다. 여름철 보양식으로도 인기가 높아 여성들도 일단 맛을 보면 다시 찾는다고 한다. 김 사장이 흑산도에서 직접 사오는 홍어삼합(15만원)과 목포 수협공판장에서 직송해온 민어.농어회(대.소 6만~3만5천원),서대회무침.준치회무침(3만원),낙지연포탕(2만원) 민어매운탕(대.소 3만5천~2만5천원) 등도 일미다. 또 담양 대나무통에 지은 오곡밥과 메생이탕,생선회 등을 20여가지의 남도 반찬과 함께 내놓는 정식(3만원)도 인기다. 점심땐 15가지의 남도반찬을 곁들여 불고기백반(6천원)과 남도백반(5천원)도 낸다. 80석 규모에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 다음날 아침 6시까지. 명절을 빼곤 연중무휴이며 주차 가능. (02-515-6638~9)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