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극계의 든든한 기둥 극단 미추(대표 손진책)와 축제극단 무천(대표 김아라)이 나란히 주말극장을 열어놓고 관객을 초대한다. 지난 90년대말 서울을 떠나 경기도에 둥지를 틀었던 두 극단이 그동안 정성껏 가꾼 보금자리를 문화공간으로 공개하는 것.산좋고 물맑은 자연에 풍요로운 문화체험까지 즐길 수 있는 일석이조의 나들이 코스다. 극단 미추는 경기도 양주군 백석면에 일군 "미추 산방"에서 11일 주말극장의 첫 막을 올린다. 장흥유원지를 지나 기산 저수지 방향으로 10km쯤 달리면 왼편으로 보이는 유리건물이 바로 미추산방.미추가 지난 96년 터를 잡은후 5년여에 걸쳐 준비한 이벤트다. 주말극장의 첫 간판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코커서스의 백묵원"을 각색한 "하얀 동그라미 이야기"로 올린다. 영주들의 반란으로 지주 가문이 풍비박산 난 후 하인 순례는 버려진 주인집 아들을 거둬 키운다. 아이가 자란후 유산상속을 노린 지주며느리는 아이를 되찾겠다고 나서고 재판관은 고민에 빠진다. "솔로몬의 지혜"를 모티브로 한 원작을 극작가 배삼식씨가 우리말의 맛과 정서를 살려 옮겨냈다. 9월말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4시와 일요일 3시에 공연하고 향후 레퍼토리를 바꾸어 연중 운영하게 된다. 공연전과 중간 휴식시간에 극장앞 마당에서 단원들이 손수 만든 음식을 제공한다. 공연후엔 단원들과 관객이 함께 음식과 술을 나눠 먹는 뒷풀이 시간도 놓치기 아깝다. 관람료는 일반 5천원,학생 3천원.26일과 9월1,2일엔 공연이 없다. 홈페이지(www.michoo.co.kr)에서 교통편및 예약에 관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02)747-5161,(031)879-1706 축제극단 무천도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에 있는 무천캠프 야외극장에서 8월 한달동안 매주 금.토.일 오후 8시에 총체극 "인간 오델로"를 공연한다. "죽산 야외무대"라는 이름으로 마련한 다섯번째 작품이자 무천 창단 10주년 기념공연이다. 김아라씨가 98년부터 "인간 리어""햄릿 프로젝트""맥베드21"등으로 이어온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연작의 마무리 작업이기도 하다. 셰익스피어의 비극 "오델로"를 연극계의 스타일리스트로 이름난 김씨가 판소리 무용 타악 구음 영상 연기가 어우러진 복합음악극으로 재구성했다. 공연에 앞서 6시부터는 50분동안 노래꾼 장사익,언더그라운드밴드 황신혜밴드,대금연주가 최명호,마임이스트 유진규씨등이 꾸미는 프리콘서트도 펼쳐진다. 용설리 저수지를 배경으로 울창한 수목에 둘러싸인 야외무대가 한 폭의 그림같다. 공연기간중 죽산 버스 터미널에서 무천공연장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1만~3만원.(031)675-9472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