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뉴욕증시 하락 여파와 옵션만기 우려감을 떨치지 못하고 급락했다. 종합지수는 550선을 내줬고 코스닥지수는 69선 아래로 내려섰다. 9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6.27포인트, 2.87% 빠진 549.67을 가리켰고 코스닥지수는 68.92로 1.85포인트, 2.61% 내려 사흘째 동반 내림세를 지속했다. 이날 증시는 전날 큰 폭 내린 미국 증시에 동조, 약세 출발 뒤 막판 낙폭을 확대했다. 일본, 대만, 홍콩 등 아시아 주요 증시가 동반 침몰하면서 매수를 주저케했다. 장중 콜금리 인하에 기댄 저가매수세와 급락에 따른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며 반등시도에 나서기도 했으나 금리인하 이후 점차 시들해지는 양상이었다. 외국인은 지난달 24일 이후 보름만에 1,000억원이 넘는 매도우위를 나타내면서 하락을 부추겼다. 8월물 옵션만기일이기도 한 이날 마감 동시호가 전 종합지수는 552를 지켰으나 동시호가에서 600억원에 가까운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지면서 지수를 한단계 더 끌어내렸다. 프로그램 매물은 차익 599억원, 비차익 326억원 등 모두 925억원 출회됐고 프로그램 매수는 차익 444억원, 비차익 260억원 등 704억원이 유입됐다. 수요일 뉴욕 증시에서는 나스닥 지수가 나흘째 하락하며 열흘만에 2,000선이 붕괴되는 등 기술주 약세 속에 주요 지수가 동반 내림세를 나타냈다. 전날 장 종료 후 나온 시스코 실적에 소비마저 꺾이고 있다는 베이지북의 진단이 하락을 이끌었다. 시장에서는 급락에도 불구하고 20일선에서 지지받은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반도체 경기 기대감이 꺾인 이후 시장을 지탱하던 유동성 기대감 등이 사그라들고 있어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을 당부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뉴욕 하락에 따른 외국인 매도와 옵션만기 변동성 우려가 지수를 끌어내렸다"고 말했다. 황 팀장은 "기대했던 콜금리 인하가 별다른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해 유동성 기대감도 한 풀 꺾였다"며 "나스닥 2,000선 회복 여부에 따라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급등을 이끌었던 반도체 모멘텀이 자취를 감춘 만큼 단기 상승 국면은 마무리됐다"며 "미국 경제를 지탱하던 소비마저 유지 여부가 불투명하게 나오는 등 펀더멘탈 악화가 지속되고 있어 최대한 보수적으로 접근할 시기"라고 말했다. 이날 증시는 반도체, 통신, 금융, 건설 등 시장을 선도하던 업종뿐만 아니라 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600종목 이상이 내림세를 나타내 하락장임을 입증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급락 영향을 받은 삼성전자가 3.16% 내려선 것을 비롯, 하이닉스, 아남반도체, 신성이엔지, 케이씨텍 등 반도체 관련주 낙폭이 컸다. 대우차 분할 매각 방안이 거론되면서 대우차판매가 상한가를 채웠고 쌍용차도 9.28% 급등했다. 반면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주는 모두 내렸다. 해태제과가 거래 재개 후 지속하면 하한가 행진을 멈추고 상한가로 급반전했고 대우전자는 해외 5개 업체에서 인수의향을 밝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흘 상한가를 마감하고 약세 전환하기도 했으나 대량 거래가 터진 가운데 4.17% 올라 1,500원대에 등정했다. 신세계는 상반기 실적 대폭 호전을 발표하고도 차익매물에 밀리며 10만원대를 내줬고 LG화재는 흑자전환 소식에도 1.02% 하락했다. 주체별로는 외국인이 1,088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660억원과 312억원을 순매도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