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 8일 모스크바를 떠나 귀환길에 오르기 직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극비 오찬회동을 가진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그 배경과 대화내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두 정상의 극비회동은 북한측의 요청으로 70분 가량 배석자 없이 이뤄졌으며 이를 위해 김 위원장은 이날 일정을 모두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9일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비공식 회담을 가졌다"면서 "김 위원장이 '특별한 환대'에 사의를 표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외교소식통들은 이번 회동에서 지난 4일 북·러 정상회담에서 다루지 못한 첨단무기 공급 등 군사분야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가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했다. 김 위원장이 방러기간중 탱크공장 등 군수시설을 둘러보며 군사협력에 상당한 관심을 표명했으나 공동선언에서 이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대규모 무기도입 계약 등에 합의가 이뤄졌을 것이란 얘기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비공식회동을 즉각 보도한 사실을 미뤄볼 때 2차회담은 대외 선전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8일 오후 5시47분(한국시간 오후 10시 47분) 모스크바의 야로슬라브역에서 특별열차편으로 귀국길에 올랐으며 오는 14일께 북·러 국경도시인 하산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