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강세반전, "1,285∼1,290원 박스권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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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엔 약세, 국내외 증시 하락 등을 배경으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번주 들어 하루씩 하락과 상승을 번갈아 하는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엔 환율의 변동이 가장 큰 변수인 가운데 장중 흐름은 최근 박스권 범위에서 벗어나기 힘들 전망이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3.40원 오른 1,288.40원에 마감했다. 이번주 들어 환율은 마감가 기준으로 '1.285∼1,290.10원'을 유지하고 있다.
개장초 상승 출발한 뒤 아래쪽으로 밀어보려는 의지가 있었으나 국내외 증시 급락, 엔 약세 반전 등으로 달러되사기(숏커버)가 나와 오름세를 유지했다. 환율은 장중 5일중 최고치인 1,292.10원까지 올랐다가 차익실현 매물 등에 밀려 1,290원을 지지하지 못했다.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인하가 증시가 희망을 더하고 외환당국의 물가에 대한 부담으로 환율 상승에 대한 거부감도 가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영향력은 발휘하지 못한 인상.
◆ 단기 박스권 범위 '유효' = 이번주 들어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1,285∼1,290원의 박스권이 여전히 유효함을 입증했다. 잠시 1,290원을 뚫고 1,292.10원까지 오르기도 했던 환율은 결국 박스권 범위내 회귀함으로써 그 단단함을 입증했다.
장이 얇아 한쪽으로 심리가 쏠릴 경우 쉽게 환율이 이동하면서도 주어진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개장초 포지션이 다소 부족한 상태에서 달러/엔 상승을 보고 매수(롱)플레이에 나섰다가 물량을 맞고 밀린 셈"이라며 "내일도 달러/엔이 좌우하겠지만 1,285원 근처로 가면 자체적인 경계감이 강해 1,285∼1,290원 범위는 여전히 유효한 것 같다"고 전망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장 막판 달러/엔이 런던장에서 차익실현 매물이 나와 미끄러져 국내 참가자들이 애를 먹었다"며 "초반에 달러매수초과(롱)포지션을 들었다가 털어내고 균형으로 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달러/엔이 현 수준이나 소폭 오를 것으로 보여 내일 거래도 오늘과 비슷한 1,286∼1,292원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
이주 들어 하락과 상승을 번갈아가는 흐름과 관련, 그는 "8월 휴가철임을 반영해 장이 얇아 한쪽으로 몰리는 경향이 강하다"며 "이월포지션을 들고 재미을 못보기 때문에 거의 균형상태로 마무리하면서 그날그날 분위기를 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 환율 상승 요인 '우세' = 달러/엔, 국내 증시 및 외국인 매매 동향 등의 주변 여건은 환율 상승쪽으로 기울었다.
달러/엔은 이날 124엔 돌파에 실패했으나 대체로 오름세를 유지했다. 전날 뉴욕장에서 3주중 최저치인 122.84엔까지 미끄러졌다가 123.57엔으로 마감한 달러/엔은 개장초 구로다 재무관이 "엔화 가치는 펀더멘털을 반영해야 하며 일본은행의 추가 금융완화를 기대한다"는 발언에도 무표정하게 123.40엔대로 내려섰다.
그러나 닛케이지수가 낙폭을 크게 가져가면서 오름세로 반전돼 상승세를 타 123.90엔대까지 올랐으며 닛케이지수는 17주내 가장 크게 낙폭을 떨구며 전날보다 3.36% 내린 1만1,754.56으로 마감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사흘 내리 주식 순매도를 보이며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092억원, 32억원의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24일 양 시장을 통틀어 1,984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한 이후 12거래일만에 1,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순매도를 나타냈다.
또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6.27포인트 떨어진 549.67로 마감돼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와 함께 심리적인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장 후반들면서 달러/엔의 124엔 진입이 막히자 네고물량을 비롯, 역외세력의 차익실현 매물이 나와 환율을 1,290원 아래로 끌어내렸다. 역외세력은 개장초 달러매수에 나서 환율을 끌어올리기도 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환율은 전날보다 2.50원 오른 1,287.50원으로 출발, 개장 직후 오름폭을 줄여 1,286원까지 내려선 뒤 한동안 1,286원선에서 거래됐다. 전날 역외선물환(NDF)환율이 엔화 등락에 따라 혼조세를 거쳐 1,288/1,290원까지 오른 추세를 이어갔다.
이후 환율은 국내외 증시 약세와 엔 약세 전개 등을 이유로 매수세가 강해져 상승 무드를 타 10시 44분 1,289.30원까지 오른 뒤 소폭 되밀려 1,288원선을 거닐었다. 그러나 금통위의 금리인하 직후 다시 오름세를 타 11시 50분경 1,289.50원까지 고점을 높인 뒤 1,289.10원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달러/엔 환율의 124엔대 진입 시도를 반영, 오전 마감가보다 0.90원 오른 1,29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개장 직후 1,289.50원을 한번 찍은 뒤 1,290원대로 본격 진입했다. 달러/엔이 123.90엔대로 올라서자 환율은 2시 9분경 최근 5일중 최고치인 1,292.1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이후 환율은 달러/엔이 124엔 진입에 어려움을 겪자 업체 네고물량과 역외세력의 차익실현 매물이 나와 3시 58분경 1,288원까지 되밀린 뒤 1,288원선을 거닐었다.
장중 고점은 1,292.10원, 저점은 1,286원으로 하루 변동폭은 6.10원이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8억6,47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8억9,63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2억5,160만달러, 2억3,960만달러가 거래됐다. 10일 기준환율은 1,289.3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