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급락 출발하면서 두달 열흘중 처음으로 1,270원대를 경험했다. 달러/엔 환율이 121엔대로 급락했던 것을 반영했으며 시장참가자들의 환율 하락 심리가 강한 반면 당국의 개입에 대한 경계감도 강하다. 지난주 1,280원에서 구두 개입했던 외환당국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1,280원을 놓고 공방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개장초의 급락이후 엔화 흐름에 순응하면서 오전 10시 1분 현재 전날보다 7.50원 내린 1,280.90원을 가리키고 있다. 환율은 전날보다 8.40원 낮은 1,280원으로 출발, 개장 직후 1,278.50원까지 저점을 낮췄다. 지난 6월 1일 장중 1,277.50원을 기록한 이래 최저치. 전날 역외선물환(NDF)환율이 급락하는 달러/엔을 따라 1,281원까지 하락한 것을 반영하고 전날 달러매수초과(롱)상태로 넘어온 일부 참가자들이 달러되팔기(롱스탑)에 나선 것. 이후 환율은 1,280원을 경계로 좌우왕복하다가 1,282원까지 낙폭을 줄인 뒤 1,281원선을 거닐고 있다. 달러/엔이 도쿄 외환시장에서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추가 하락만 없다면 1,280원은 지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달러/엔 환율은 이 시각 현재 122.06엔으로 소폭 오름세다. 전날 뉴욕장에서 달러/엔은 베이지북의 회색빛 전망이 미국의 경기 둔화에 대한 장기화 우려감으로 3개월중 최저치인 121.78엔으로 마감했다. 외국인은 나흘째 주식 순매도에 나서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86억원, 15억원의 매도 우위지만 규모가 크지 않아 환율에는 별다른 영향은 주지 않고 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오늘 환율 수준에 따라 지난번 당국의 개입이 수출경쟁력을 위한 방어적 성격이었는지, 단기 급락에 따른 속도조절용 이었는지 의중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1,270원대에서 국책은행의 사자(비드)가 있는 것으로 보아 1,280원에 대한 경계감은 여전히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저점을 감안 1,278∼1,283원에서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며 1,278원 아래로 뚫리면 1,270원까지 공간이 많다"며 "어제 마감가정도의 갭을 메우지 못하면 오늘 고점이 저항선이 돼 하락 추세가 완연해 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