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오전 6.70원 하락, "1,280원 지지 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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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강력한 엔 강세의 여파를 흡수, 1,280원대 초반으로 미끄러졌다.
밤새 환율 하락 요인이 불거지면서 강한 하락 압력을 받았으나 외환당국의 1,280원 고수 의도에 맞춰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
시장참가자들은 1,270원대는 다소 부담스럽다는 눈치며 오후에도 달러/엔 환율의 움직임과 참가자들의 매매동향에 따라 1,280원 지지가 결정될 전망이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6.70원 내린 1,281.70원에 오전 거래를 마감했다.
급락 출발했던 환율은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1,280원을 하향돌파, 한때 1,278.50원까지 저점을 낮춰 지난 6월 1일 장중 기록한 1,277.50원 이래 최저치까지 도달하기도 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1,280원에 대한 경계감을 갖고 매수세를 유입시켰으나 낙폭을 줄인 시점에서 사자(비드)가 쌓이면 이를 치고 내려가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
환율은 전날보다 8.40원 낮은 1,280원으로 출발, 개장 직후 1,278.50원까지 저점을 낮췄다. 전날 역외선물환(NDF)환율이 급락하는 달러/엔을 따라 1,281원까지 하락한 것을 반영하고 전날 달러매수초과(롱)상태로 넘어온 일부 참가자들이 달러되팔기(롱스탑)에 나섰다.
그러나 이후 환율은 당국 개입의 경계감에 따른 저가매수세와 국책은행의 지지로 차츰 낙폭을 줄여 11시 16분경 1,283원까지 고점을 높인 뒤 1,281원선으로 되밀렸다.
주말이라 포지션을 들고 가기에 부담스런 상황이라 큰 폭의 움직임은 자제되는 가운데 1,280원 지지여부는 달러/엔이 좌우할 전망이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1,280원 아래와 초반에서 사자는 분위기가 있으나 규모가 크지는 않다"며 "국책은행의 매수세가 있으니까 너무 빠졌다는 인식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 세계적으로 대세가 달러 약세 분위기라 오후에도 특별히 오를 이유가 없다"며 "오히려 달러/엔이 밀리고 달러되팔기가 나올 수도 있어 1,278∼1,283원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달러/엔이 추가적으로 빠질 것 같진 않고 오후에도 이 정도 수준을 유지하면 1,280원은 지지될 것 같다"며 "시중포지션도 한쪽으로 치우치치 않고 있어 주말인 점을 감안하면 박스권에 갇힐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업체들은 외환당국의 의지에 의해 1,280원이 지지될 것이란 기대로 저가 인식 매수세를 보였으며 역외세력은 뚜렷한 방향을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나흘째 주식 순매도를 이은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낮 12시 현재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210억원, 32억원의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규모가 크지 않아 환율에는 변수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소폭 오름세를 타며 낮 12시 현재 122.19엔을 가리키고 있다. 전날 뉴욕장에서 미국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예상보다 늘었다는 소식에 달러/엔은 지난 6월 15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121.78엔에 마감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일본 경제관료들의 엔화 약세 자극 발언이 이어지면서 엔화는 추가 강세를 보이지 못했다. 시장참가자들은 전날 베이지북이 미국의 경기 침체를 경고하는 등 비관적인 통계만 발표되고 있어 강한 달러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