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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훈 전문기자의 '세계경제 리뷰'] '금고지표'와 아르헨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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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고지표(safe indicator)'라는게 있다. 공식 지표는 아니나 경제상태를 보여주는 재야(在野)지표중 하나다. 가정용 소형 금고 판매가 늘어나면 금융시장이 불안해진다는 것이다. 아시아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 이맘때 러시아의 금고판매량이 급증했다. 당시 판매량은 평시의 세배에 달했다. 이어 며칠 후인 8월17일, 러시아는 모라토리엄(채무상환유예)을 선언했다. 국제금융시장은 일대 혼란에 빠졌고 미국의 대형 헤지펀드 LTCM이 도산직전으로 몰렸다.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전례없는 구제금융조치로 LTCM은 가까스로 파산을 면했지만 시장은 불안에 떨었다. FRB가 그해 하반기에 금리를 세차례 긴급 인하함으로써 러시아모라토리엄의 폭풍은 가까스로 수그러들었다. 세계경제가 동시불황 국면에 놓인 지금, 또 하나의 나라에서 소형 금고가 날개돋힌듯 팔리고 있다. 80년대 초부터 금융시장 불안의 대명사가 돼버린 중남미의 맨아래끝에 위치한 아르헨티나가 문제의 나라다. 이 곳에선 한대에 3천달러나 하는 금고가 없어서 못팔 지경이라고 한다. 지난 1주일간 이 나라 최대 금고업체인 카야스드트렐라는 2백대의 금고를 팔았다. 평상시 판매량의 두배다. 금고 판매량이 급증한 것은 은행예금 인출사태 때문이다. 지난 1주일 사이에 15억달러의 돈이 아르헨티나 은행들에서 빠져 나갔다. 민간은행권 예금 총액의 약 3%다. 사람들은 은행에서 인출한 돈을 집에 보관하기 위해 소형 금고를 사들이고 있다. 아르헨티나 예금주들은 정부가 통화평가절하나 예금인출 동결조치를 취하기 전에 돈을 빼내느라 야단이다. 정부는 국가부도사태나 평가절하 조치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지만 시장과 국민 누구도 귀담아 듣지 않는다. 작금의 아르헨티나의 경제사정은 3년전 러시아의 복사판이다. 막대한 외채와 재정적자, 급감하는 외환보유액, 예금인출사태와 금고판매 급증…. 끝내 아르헨티나는 '제2의 러시아'가 되고 마는 것일까. lee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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