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미국대통령이 입장을 바꿔 줄기세포 연구에 대해 연방기금을 지원키로 결정함에 따라 미국 생명공학계는 비약적인 발전의 계기를 맞게 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을 미국이 미래경제 핵심인 생명공학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포석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제한된 조건하에서의 지원이 아직 연구를 전면적으로 활성화시키기에는 미흡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 생명공학업계 선점경쟁 치열 =생명공학계는 이번 발표를 계기로 5∼10년내에 1백억∼5백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줄기세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앞다퉈 연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민간부문에선 지론, 어드밴스드셀 테크놀로지(ACT), 존스생식 의학연구소 등 3개사가 줄기세포 양산에 돌입했다. 선두주자인 지론은 불임치료를 위해 만들어졌다가 폐기되는 냉동 배아를 구입, 줄기세포 양산에 나섰으며 ACT는 복제양 돌리를 만든 복제기술에 회사의 명운을 걸고 있다. ◇ 전면적인 연구 활성화에는 아직 미흡 =부시 대통령은 이번 발표에서 많은 과학자들이 원했던 불임클리닉 10만개 냉동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부분에 대해선 허용하지 않았다. 연구대상 줄기세포 수도 기존의 60개로 제한했다. 민주당 상원의원인 에드워드 케네디는 부시의 결정을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새로운 의학연구분야의 잠재력을 실현시키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상원 민주당 원내총무인 톰 대슐 의원도 부시 대통령이 연구에 제한을 둔데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상원이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이에 앞서 부시의 제안이 불충분하다면 폭넓은 연구를 허용키 위한 입법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 줄기세포 기업 주가상승 =부시 대통령 발표 이후 줄기세포를 연구하는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올랐다. 이날 증시에서 줄기세포 연구의 3대 선두기업중 지론은 15.81% 오른 14.95달러, 아스트롬은 25.73% 오른 2.25달러, 스템셀스는 36.36% 오른 6.45달러에 각각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줄기세포분야가 수십억달러의 가치를 창출할 수도 있는 황금시장이지만 혜택을 누리려면 수십년이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 --------------------------------------------------------------- [ 용어풀이 ] 배아(embryo) =정자와 난자가 만나 형성한 수정란을 말한다. 장기가 형성되기 전인 14일 이전의 초기배아의 경우 영국 일본 등에서는 배아 연구 및 복제를 허용하고 있다. 줄기세포(stem cell)와 세포주(cell line) =줄기세포란 신체의 어떤 조직으로든 성장할 수 있는 전능세포. 줄기세포를 골라내 세포 분화과정을 조절할 수 있다면 손상된 세포와 조직을 세포수준에서 치료하는게 가능하다. 세포주는 보통 10번 이상 분열하면 분열이 정지되는 일반 세포와 달리 무한정으로 분열하면서 살수 있는 세포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