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1일부터 자동차보험료가 각사별로 달리 적용됨에 따라 새로 보험에 들거나 만기 계약을 갱신해야 하는 운전자들은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하나의 가격 체계로 된 보험을 팔았던 보험사 입장에서비상이 걸린 것은 마찬가지다. 다시말해 적정가격에 최상의 보상서비스를 제공하는 보험사만이 고객에게 선택받는 시대가 열렸다고 할 수 있다. 보험료자유화 이후 손해보험사들은 평균 2~3% 가량 보험료를 내렸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자유화 초기에는 보험사간 경쟁이 치열해져 보험료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영국은 자동차보험료를 자유화한 이후 2~3년 동안 매년 평균 8%씩 보험료가 낮아졌고 스위스 독일등도 5~20% 가량 보험료가 싸졌다. 손보사들은 가격 경쟁력을 가지려면 손해율을 낮추고 사업비를 줄여 원가를 절감해야 한다. 고객으로부터 관심을 끌 수 있는 신상품을 선보이려는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삼성 현대 동부 LG 등 대형 손보사들은 모든 계층을 겨냥한 마케팅을 벌일 방침이다. 그러나 중소형사들은 타깃 계층을 선정,집중 공략함으로써 생존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보험 고객들도 과거의 가입패턴에서 과감히 탈피해야 한다. 지금까진 보험사직원 영업맨과의 개인친분등을 통해 가입보험사를 결정했다. 보험사간 가격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보험사별로 제시하는 가격과 서비스내용을 꼼꼼히 따져 보고 보험사를 선택해야 한다. 특히 운전경력이 짧거나 신차를 구입할 때는 보험사간 가격차이가 커졌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보험사만 잘 고르면 싼 보험료로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교보생명이 올10월께 자동차보험전문회사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이를 계기로 자동차보험 시장의 경쟁양상이 크게 달라질 수도 있다. 교보가 대주주로 참여하는 디렉츠자동차보험은 기존 보험료보다 평균 15~17% 가량 싼 보험을 선보일 계획이기 때문이다. 보험료자유화와 함께 가입자들이 알아둬야 할 새로운 점이 한 둘이 아니다. 자동차보험에 처음으로 가입하는 사람에 대한 할증률을 종전의 1백80%에서 1백40~1백60%까지 낮아졌다. 그만큼 보험료 부담이 줄어든 셈. 가입자 사망시 계약승계 여부가 불투명했던 부문도 명문화됐다. 또 출고된 지 1년이내인 신차가 접촉사고등으로 수리를 받게 되면 중고차 시세가 떨어진다. 그때 하락분이 차량 가격의 30%를 초과하면 수리비의 10%를 보전해준다. 최고 1백만원이던 피해자에 대한 위자료도 2백만원으로 현실화됐다. 약관 해석 때문에 가입자가 피해를 보는 사례를 막기 위해 약관보다 과장된 내용의 상품 안내장을 돌렸을 대 안내장의 효력을 인정키로 했다. 자동차보험 자유화로 가입자 책임도 커지게 됐다. 안전벨트 미착용에 따른 과실 비율이 5%에서 10~20%까지 높아진다. 예상치 못한 자동차 사고로 인해 불이익을 받지 않으려면 반드시 안전벨트를 메야 한다. 특히 내년부터는 무사고 운전자의 보험료 할인폭이 줄어 든다. 평균 보험료가 낮아지면 보험사 경영에 부담을 주는 점을 감안해 금융당국은 무사고 보험의 할인폭을 줄여주기로 했다. 현재 무사고 1년이면 10%의 보험료를,8년이면 60%를 할인해주고 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최고 할인율인 60%까지 적용받는데 12년간 무사고 운전을 해야 한다. 자동차보험 자유화를 계기로 시장 판도가 어떻게 바뀔 지 속단하기 어렵다. 지금까지는 삼성 현대 동부 LG화재 등 대형사 중심으로 자동차보험시장이 형성됐다. 작년 회계 기준으로 대형 손보 4사의 시장점유율은 70.77% 였다. 대형사들은 이런 흐름을 지키려고 노력할 게 분명하다. 반대로 그동안 시장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중소형사들은 자유화를 계기로 고객 기반을 확충에 나설 것이다. 특히 신동아화재와 대한 국제 리젠트화재 등 부실 손보 3사의 매각과 맞물려 자동차보험 시장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익원.박수진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