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용품업체인 유니레버가 한국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흑자전환한데 이어 최근 주요 용품의 시장 점유율이 껑충 뛰어 올랐다. 시장조사기관인 AC닐슨에 따르면 유니레버의 도브 비누는 지난 5,6월중 국내 비누시장을 11.5% 점유,LG의 드봉을 제치고 4년만에 1위를 탈환했다. 2개월마다 시행하는 점유율 조사에서 1위였던 LG 드봉은 12.6%에서 10.3%로 점유율이 떨어졌다. 목욕용품인 바디클렌저(도브크림샤워)와 아이스티(립톤티)의 시장도 각각 46%,50%를 차지했다. 클렌징도 10개중 1개(폰즈클리어페이스.10%)가 유니레버 제품이다. 영국과 네덜란드 합작사인 이 회사는 지난 85년 한국 진출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흑자를 냈다. 15년간 적자 끝에 지난해 매출이 7백60억원으로 99년보다 65% 증가하면서 37억원의 이익을 남겼다. 한국시장 진출 15년만에 회사가 흑자 기반을 다지고 있는 것은 이재희 회장과 후미오 구로야나기 마케팅담당 부사장등 새로 짜여진 경영진이 적극적인 보상제와 마케팅 전략을 추진했기 때문. 택배회사 T&T의 아태지역담당 부사장을 거쳐 99년 8월 부임한 이재희 회장은 취임식에서 "내년 상반기에 흑자전환이 되면 보너스 1백%,하반기에도 흑자가 지속되면 다시 1백%,1년 결산이 흑자일 경우 전사원을 제주도에 보내주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후 직원들에게 직접 시를 써서 e메일을 보내거나 생일을 맞은 모든 사원에게 케익을 보내 독려하는 등 관심을 보이면서 동기부여를 했다. 그 결과 실적이 개선됐고 약속대로 4백60명 전사원을 올해초 제주도로 포상휴가를 보내 다시 사기를 높이는 효과를 얻었다. 후미오 부사장도 회사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선진 마케팅 도입"임무를 띄고 같은 해 9월 런던에서 온 그는 기업광고로 회사 이미지를 높이는데 큰 공을 세웠다. "처음 한국에 와서 호텔에 들었는데 벨보이가 유니레버를 모른다고 했다.하지만 도브는 알고 있었다" 후미오 부사장은 작년 12월부터 모든 TV 제품 광고에 "유니레버"라는 1.3초짜리 징글(CM송)을 넣어 회사 이름을 알리고 있다. 그는 "한국 소비자에게는 대기업처럼 공신력있는 생산자가 중요한 것 같다.제품 브랜드만 가지고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고 설명했다. 유니레버코리아측은 시장점유율이 높아지고 제품군도 다양화돼 올해 매출 1천억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3년안에 매출 3배 이익 3배를 올린다는 3.3.3 목표를 세웠다. 2003년까지는 2천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구상이다. 유니레버는 1930년대 영국 비누회사 레버 브러더스(Lever Brothers)와 네덜란드 마가린회사 매저린 유니(Magarine Unie)가 합쳐서 탄생한 세계 1위 생필품및 식품 회사다. 국내에는 85년이후 애경.신동방과 차례로 합작경영을 하다 97년부터 독자노선을 걷고 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