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이민(移民)을 생각하십니까' 얼마 전 한 잡지사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한국인 도시 중산층 10명 중 4명 이상이 이민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7% 정도는 실제로 이민을 준비 중이거나 준비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민 열기는 지난 3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던 제 1회 대한민국 이민유학 박람회에서도 증명됐다. 단 이틀간의 박람회 기간에 4만6천여명이 몰려들었던 것이다. 과연 이민은 더 나은 교육,더 나은 환경,더 인간다운 삶을 찾는 이들에게 마땅하며 유일한 해답인가? SBS TV가 오는 18일 밤에 첫방송을 내보내는 4부작 SBS다큐스페셜 '이민-2001'은 이런 의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는 시도에서 제작됐다. 이 다큐멘터리는 이민을 생각하는 한국인 가운데 77%가 거주를 희망하는 나라인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세 국가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한국 이민자들의 모습에 초점을 맞춘다. 20일간의 사전취재를 했던 제작진은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를 누비며 수많은 이민 지원자들과 이민 사전 답사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이 한국을 떠나고 싶어하는 이유는 거의 비슷했다. 날이 갈수록 '무한경쟁'으로 사람들을 내몰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낙오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그것. 그 가운데서도 자신의 아이들이 삭막한 교육환경 속에서 제 자리를 찾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제작진이 뉴질랜드 캐나다 호주 현지에서 만난 실제 이민자들과의 취재에 따르면 평등과 복지의 나라로 여겨지는 이 나라들에서도 행복한 삶이란 쉬운 것이 아니었다. 서울을 떠났으나 현지에서 발을 딛지 못하고 태평양을 떠도는 이민자들,기사와 가정부를 두고 살다가 억척스런 밤샘 청소부로 변신해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현지 대기업의 간부로 남부럽지 않은 성공을 거두었으나 은연중에 가해지는 인종차별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소개된다. 하지만 제작진은 한반도에 웅크리고 살아왔던 한민족에게 이민과 유학은 세계화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필수적인 생존전략이라고 결론내린다. 담당 신완수PD는 "가뜩이나 좁은 땅,넘치는 인구,이런 한국이 세계화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유학과 이민을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은 오는 18일과 25일에는 오후 10시 50분에,19일과 26일엔 오후 9시 50분에 각각 방송된다. 길 덕 기자 duke@hankyung.com